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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6> 臣不敢當

신은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8 20:05:3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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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臣-0) 아닐 불(一-3) 감히 감(攵-8) 맡을 당(田-8)
민간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개자추가 綿山(면산)에 들어가 은거한 뒤에 비로소 진문공은 자신의 허물을 깨닫고 뉘우치며 몸소 면산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개자추는 끝내 피하고 나오지 않았다. 이에 진문공은 억지로라도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지르라고 명을 내렸다. 그럼에도 개자추는 나오지 않고 버드나무를 껴안은 채 타 죽었다. 비통해하던 진문공은 해마다 이날이 되면 불을 피우지 않았고, 사람들도 찬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淸明節(청명절)의 寒食(한식)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왜 민간에서는 개자추가 불에 타 죽었다고 했을까? 위 이야기를 하나의 은유로 보자면, 공을 이루고도 상을 받지 못한 데다가 올바른 평가조차 받지 못 하는 일은 억울한 죽음만큼이나 원통한 일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민중은 그렇게 생각하며 개자추를 기리었다. 그러나 개자추와 같은 지식인이라면 버드나무를 껴안은 채 불에 타죽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죽는 것은 대의를 위함도 아니며 절개를 지킴도 아니다. 원한을 품은 소인배의 ‘개죽음’에 지나지 않는다. 사마천이 서술했듯이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여기 또 한 사람이 있다. 유방(劉邦)이 천신만고 끝에 항우를 누르고 천하를 차지하는 데 명장 韓信(한신)에 버금가는 공을 세운 인물, 張良(장량, ?∼기원전 186)이다. 한신과 달리 별다른 전공이 없었음에도 장량은 공신으로서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 까닭에 대해 유방은 이렇게 말했다. “군대 막사 안에서 계책을 운용하여 천리 밖에서 승리를 결정지었으니, 이는 子房(자방, 장량의 자)의 공이다. 직접 齊(제) 땅에서 3만 호를 고르라!”

이에 장량은 이렇게 말했다. “陛下用臣計, 幸而時中. 臣願封留足矣, 不敢當三萬戶.”(폐하용신계, 행이시중. 신원봉류족의, 불감당삼만호) “폐하께서 신의 계책을 쓰셨고, 다행이 때마다 적중했습니다. 신은 留侯(유후)에 봉해지는 것으로 충분하며, 3만 호는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장량은 큰 공을 세웠음에도 그 공을 한고조 유방에게 돌리고 스스로 ‘不堪當(불감당)’이라 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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