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금(金-0) 옥옥(玉-0) 가득 찰 영(皿-4) 집실(
宀-6)
‘죽간본’ 20-2다. “金玉盈室, 莫能守也. 貴富驕, 自遺咎也.”(금옥영실, 막능수야. 귀부교, 자유구야) “금과 옥을 집안에 가득 채워도 지킬 수 없다. 귀하고 가멸면서 으스대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게 된다.” 흔히 ‘金玉滿堂(금옥만당)’이라 하는데, 통행본 ‘도덕경’ 9장에서는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죽간본’에서는 그와 달리 ‘金玉盈室(금옥영실)’이라 했다. 의미는 다르지 않다. 그런데 왜 금과 옥을 집안에 가득 채워도 지킬 수 없다고 했는가? 탐욕이 탐욕을 부르기 때문이다.
금과 옥을 집안에 가득 채우려는 마음은 탐욕이다. 탐욕은 채우면 채우는 대로 더 커지고, 채우지 못하면 채우지 못해서 더 강해진다. 탐욕스런 마음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아무리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다. 금과 옥으로 집안은 채울 수 있으나, 탐욕은 채울 수 없다. 그런데 탐욕은 나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탐욕으로 그러모으려 하는 재화는 세상 모든 탐욕스런 자들이 다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니 집안을 가득 채우기도 쉽지 않지만, 채운다고 한들 지키기 쉬울까? 열 장정이 도둑 하나 막지 못한다는데, 하물며 탐욕스러운 자를 어찌 막겠는가? 아무리 잘 숨기고 감추어도 소용이 없다. 탐욕은 끝내 그것을 가지고야 말겠다는 마음이므로. 그래서 탐욕은 탐욕을 부른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 ‘大宗師(대종사)’에 나온다. “夫藏舟於壑, 藏山於澤, 謂之固矣.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 昧者不知也. 藏小大有宜, 猶有所遯. 若夫藏天下於天下而不得所遯, 是恒物之大情也.”(부장주어학, 장산어택, 위지고의. 연이야반유력자부지이주, 매자부지야. 장소대유의, 유유소둔. 약부장천하어천하이부득소둔, 시항물지대정야)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그물을 늪에 숨겨 두고서 그것으로 든든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밤에 힘센 자가 짊어지고 달아나버리는데,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한다. 작은 것을 큰 것 속에 감추어두면 된다고 여기겠지만, 여전히 갖고 달아날 곳이 있다. 만약 천하를 천하에 감춘다면 갖고 달아날 곳이 없게 되니, 이것이 만물의 참된 모습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