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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39> 變則通九

변해야 통하고 오래간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4 18:55:41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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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할 변(言-16) 곧즉(刀-7) 통할 통(辵-7) 오래갈 구(丿-2)

얼마 전, 일본 정부는 불화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불화 수소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유인즉슨, 다른 나라에서 화학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느닷없는’ 조치답게 참 옹색한 날명이다. 그들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임은 자명하다. 문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느닷없는 짓을 일본 정부가 참 예사로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특히 한국에 대해 오래도록 이런 느닷없는 짓을, 그것도 대규모로 해온 전력이 있다. 임진왜란이 그러하고, 경술국치가 그러하며, 툭 하면 ‘독도’를 건드리는 것도 그러하다. 흥미롭게도 당한 우리 쪽에서는 늘 느닷없었지만, 일본 쪽에서는 오래도록 준비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일이었다. 그런 일이 21세기가 된 뒤에도 이어지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할지 안타깝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이 느닷없는 사태에 도리어 일본 정부를 두둔하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무리가 있다. 시민이 적극 나서서 실행하려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감정싸움’이니 ‘퇴행적’이니 하는 표현을 쓰면서 마치 한국인이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국민인 것처럼 넌지시 매도하는 언론도 있다. 이런 행태는 공자처럼 역경 앞에서 태연하게 기다리는 자세와는 아주 판이하다. 사실 자체를 왜곡해서 해석하는 그 의도부터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국내에서 일본 정부의 행태를 두둔하며 자국민을 매도하는 자들이나 일본의 정치가들 및 일본 정부 모두 공통적인 병증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애써 변화를 간과하고 변통을 거부하면서 과거에 붙들려 있는, 因循守舊(인순수구)의 병에 걸려 있다. 이런 병에 걸린 자들에게는 ‘변화의 철학’을 일러주는 ‘주역’이 약이다.
‘주역’ ‘계사전’에 나온다.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역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역은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므로 오래간다.” 흔히 변화하지 않아서 조선이 멸망했다고만 알지, 변화를 거부한 까닭에 일본의 흥성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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