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롯할 시(女-5) 어조사 우(二-1) 부드러울 유(木-5) 여릴 약(弓-7)
부드럽고 여리기만 한 것처럼 보이는 물이 얼마나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안다.
여름철이면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빠져서 익사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평소에는 그저 청아한 소리를 내며 시원함을 담뿍 주던 계곡물이 간밤에 내린 폭우로 맹수보다 사납게 변한 것이다. 부드러움과 여림이 차곡차곡 쌓이면 유익한 굳셈과 강함이 되지만, 급작스럽게 쌓이면 물조차 무서운 폭력이 되어버린다.
노자는 이러한 물에서 道(도)의 속성을 보았다. ‘문자’ ‘道德(도덕)’에 나온다. “夫道者, 原産有始. 始于柔弱, 成于剛强; 始于短寡, 成于衆長.”(부도자, 원산유시. 시우유약, 성우강강; 시우단과, 성우중장) “무릇 도란 처음에 비롯함이 있다. 부드러움과 여림에서 비롯되어 굳셈과 강함에서 이루어지며, 짧고 적은 데서 비롯되어 길고 많은 데서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굳세고 강한 것, 길고 많음인 것은 없다. 모두 부드러움과 여림에서 비롯되며, 짧고 적은 데서 비롯된다. 인류의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자연의 변덕과 위력에도 맞설 수 있었던 것은 鐵器(철기)를 사용하면서부터다. 철기 문화는 앞선 靑銅器(청동기) 문화보다 그 금속의 강도만큼이나 훨씬 강력했다. 기원전 3000년 즈음에 시작된 철기 생산이 마침내 산업혁명으로도 이어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철기는 鐵鑛石(철광석)을 캐어내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먼저 용광로에 녹여서 함유된 철을 뽑아내는 製鍊(제련)을 하고, 그다음에 순도 높은 철을 걸러내는 精鍊(정련)을 해야 한다. 여기서 뽑아낸 선철을 다시 鎔解(용해)하여 鑄造(주조)하거나 鍛冶(단야)한다.
참으로 굳세고 강한 철기를 만드는 과정은 이처럼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재료가 단단한 금속이라 해도 그 자체로는 쓸모가 없으며, 어설프게 주조하거나 단련해서는 쉽게 녹이 슬거나 작은 충격에도 잘 깨지기 때문이다. 그 단단한 철광석과 선철도 녹이거나 달구어 부드럽고 여리게 하는 과정, 鍛鍊(단련)하는 과정을 거듭거듭 거쳐야 비로소 굳세고 강한 철기가 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