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25> 伏檠三旬

30일 동안 도지개에 끼워두어야 하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4 19:08:55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댈 복(人-4) 도지개 경(木-13) 석삼(一-2) 열흘 순(日-2)

노자는 “弱也者, 道之用也”(약야자, 도지용야) 곧 “여린 것이야말로 도의 쓰임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弱(약)을 强(강)과 반대되는 말로 여겨서는 안 된다. 弱(약)과 强(강) 모두 ‘활’을 뜻하는 弓(궁)으로 만든 글자인데, 이 두 글자는 서로 상대의 의미를 머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활이란 나무를 반달 모양으로 휘어서 그 양끝에 시위를 걸어 쓴다. 본디 휘어 있는 나무를 쓰는 것이 아니라 곧은 것을 구부려서 휜 것이 활이므로 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린다. 물론 부드러운 상태에서 구부려야 한다.

‘한비자’ ‘外儲說左上(외저설좌상)’에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정치가인 範且(범저)가 활 만드는 공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夫工人張弓也, 伏檠三旬而蹈弦, 一日犯機, 是節之其始而暴之其盡也, 焉得無折? 且張弓不然: 伏檠一日而蹈弦, 三旬而犯機, 是暴之其始而節之其盡也.”(부공인장궁야, 복경삼순이도현, 일일범기, 시절지기시이포지기진야, 언득무절? 저장궁불연: 복경일일이도현, 삼순이범기, 시포지기시이절지기진야) “대체로 공인이 활을 휠 때는 30일 동안 도지개에 끼워두었다가 시위를 걸 때는 발로 밟으며, 하루가 지나서 쏘아본다. 이는 처음에는 신중하게 하다가 막바지에 거칠게 다루는 것이니, 어찌 부러지지 않겠는가? 그러나 나는 활을 휠 때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하루만 도지개에 끼워놓고 곧바로 발로 밟아 시위를 걸어두고는 30일이 지나서 쏘아본다. 이는 처음에는 거칠게 다루지만, 막바지에는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도지개는 활을 휠 때 쓰는 틀이다. 대개 활을 휠 때 도지개에 30일을 끼워두는데, 범저는 이를 잘못하는 것이라면서 자신은 하루만 끼워놓는다고 했다. 그런데 장인이 범저의 말대로 했더니, 활이 이내 부러졌다. 당연하다. 본래 곧은 것을 휘게 해서 부러지지 않게 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게 이치다. 이를 간과하고 하루 만에 그 성질을 바꾸려는 것은 無理(무리)다.

범저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弱(약)의 참뜻을 모르고 强(강)과 반대되는 것이라고만 알았기 때문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9. 9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