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전(金-8) 될위(爪-8) 세상 세(一 -4) 보배 보(
宀-17)
“名與身孰親?”(명여신숙친?) 곧 “이름과 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라는 말이 명예욕을 경계한 것이라면, “身與貨孰多?”(신여화숙다?) 곧 “몸과 재화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는 물욕을 경계한 말이다. 貨(화)는 물품이나 상품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런 물품이나 상품과 바꿀 수 있는 ‘돈’을 특히 가리킨다. 돈! 돈만큼 인간의 탐심이나 욕심을 부추기는 것이 또 있을까?
중국 晉(진)의 魯褒(노포, 317∼344)는 아예 <錢神論(전신론)>이라는 글까지 지었다. “錢之爲體, 有乾坤之象. 內則其方, 外則其圓. 其積如山, 其流如川. 動靜有時, 行藏有節. 市井便易, 不患耗折. 難折象壽, 不匱象道. 故能長久, 爲世神寶.”(전지위체, 유건곤지상. 내즉기방, 외즉기원. 기적여산, 기류여천. 동정유시, 행장유절. 시정편역, 불환모절. 난절상수, 불궤상도. 고능장구, 위세신보) “돈의 형체에는 하늘과 땅의 상징이 담겼다. 안은 땅처럼 네모나고, 밖은 하늘처럼 둥글다. 쌓아두면 산과 같고, 흐르게 하면 내와 같다. 움직임과 멈춤에 때가 있고, 다님과 감춤에 가락이 있다. 저자에서 편리하게 바꾸니, 닳거나 부러질 걱정 없다. 부러지지 않음은 장수를 상징하고, 다하지 않음은 도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길게 오래갈 수 있으니, 세상의 신기한 보배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 만든 葉錢(엽전)을 보면, 전체는 동그란 형태로 돼 있고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있다. 노포가 말한 “안은 네모나고, 밖은 둥글다”는 표현 그대로다. 이를 땅과 하늘의 상징이라 한 것은 그만큼 돈이 인간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재료가 단단한 금속이니 거의 부러지지 않고 잘 닳지도 않았다. 노포는 이런 성질을 장수와 도의 상징이라 했는데, 화폐 경제가 발달하면서 그 상징적 의미가 실제적 의미로 전환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래 잘 살려면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돈은 진짜 세상의 보배가 되었다. 아니, 신과 같은 전능한 존재가 됐다. 노포가 錢神(전신)이라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