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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92> 名與身孰親

이름과 몸 가운데 무엇이 더 가까운가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08 20:05:4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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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명(口-3) 과여(臼-7) 몸신(身-0) 무엇 숙(子-8) 가까울 친(見-9)

과거 시험장이 장터보다 더 시끌벅적하고 온갖 술수와 기만이 넘쳐났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그런데 그런 부정행위가 옛날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입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2016년의 촛불 혁명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입시와 학사 비리에서 말미암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최근에 시험 문제 답안을 유출한 문제로 숙명여고의 쌍둥이 자매가 법정에 선 일을 보라.

어디 우리나라뿐이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시험이 있는 곳에서는 부정행위가 벌어지고 있고, 그 방법도 각양각색에 그 교묘함은 날로 더해간다. 얼마 전, 미국에서도 초대형 입시 비리가 터졌다. 그 주인공은 중국인이며, 부정입학을 위해 들인 돈이 한화로 무려 75억여 원이라 한다. 이 정도 돈을 들일 정도라면 대단한 부자임이 분명한데, 왜 굳이 부정한 짓을 해야 했을까? 바로 ‘명예욕’ 때문이다. 부유한 만큼 명예욕도 더 커졌으리라 여겨진다.

그런데 名譽(명예)란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인정해주고 높이 평가해주는 데서 오는 이름값이다. 이렇게 남들의 평판에서 오는 것이 명예로 보이지만, 그 실마리는 ‘나’에게 있다. 즉, 나의 높은 인격, 남다른 행위, 뛰어난 업적 따위가 명예의 필요조건이고, 세인들의 인정과 높은 평가가 명예의 충분조건이다. 문제는 명예에 걸맞은 인격을 갖추고 남다르게 행동하며 훌륭한 업적을 세우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존재인 사람은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좋은 평판을 얻고 싶은 욕망을 쉽사리 버리지 못한다. 가능하다면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명예욕을 채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때문에 도리어 치욕스러운 이름을 얻고 심지어 자신을 위태로운 지경에 빠뜨린다. 이름에는 榮名(영명)도 있지만 惡名(악명)도 있음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욕망 때문에 제 몸이 더 귀함을 잊은 탓이다. 그래서 노자가 말했다. “名與身孰親?”(명여신숙친?) 이름과 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 무엇이 더 귀한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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