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 과(足-6) 두루미 학(鳥-10) 땅이름 양(手-9) 고을 주(巛-3)

이제 ‘죽간본’ 18-1이다.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명여신숙친? 신여화숙다? 득여무숙병?) “이름과 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 몸과 재화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얻음과 잃음 가운데 어느 것이 괴로운가?” 名(명)은 이름, 이름나다는 뜻이다. 孰(숙)은 어느, 무엇을 뜻한다. 多(다)는 낫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病(병)은 괴로워하다, 걱정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노자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몸을 싣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왜 욕망을 갖는가? 욕망하는 것이 삶인가, 삶을 위해 욕망하는 것인가?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 몸을 기꺼이 내던져도 되는가? 과연 후회하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

노자가 말한 ‘이름’은 널리 그리고 후대까지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명예욕을 가리키고, ‘재화’는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을 재물을 가지고 싶어 하는 물욕을 가리킨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명예욕과 물욕을 아우르는 더 큰 욕망이 있다. 권력욕이다. 식욕과 성욕, 수면욕 같은 생물학적 욕구만큼이나 이런 욕망들도 인간에게는 본질적인 것이다.

중국 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의 宋人(송인) 殷芸(은예, 471∼529)가 쓴 ‘小說(소설)’에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 “有客相從, 各言所志. 或願爲揚州刺史, 或願多資財, 或願騎鶴上升.”(유객상종, 각언소지. 혹원위양주자사, 혹원다자재, 혹원기학상승) “여러 손님들이 서로 모여서 각자 자기 바람을 말하게 되었다. 어떤 이는 양주자사가 되고 싶다고 했고, 어떤 이는 재물을 많이 갖기를 바란다고 했으며, 어떤 이는 학을 타고 훨훨 날고 싶다고 했다.” 그때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腰纏十萬貫, 騎鶴上揚州.”(요전십만관, 기학상양주) “허리에 돈 10만 관을 찬 채 학을 타고 양주로 가서 자사가 되고 싶소.” 재물과 부귀에 더해 신선놀음이라니! 욕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한 이 이야기에서 “학을 타고 양주자사가 되어 간다”는 跨鶴揚州(과학양주)라는 성어가 나왔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