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없을 막(艸-7) 어려울 난(隹-11) 보다 어(方-4) 쓸 용(用-0) 사람 인(人-0)

송 태조의 과업은 그의 아우 조광의가 넘겨받았다. 조광의가 송의 두 번째 황제 太宗(태종, 976∼997 재위)이다. 태조에게 아들들이 있었음에도 그 아우가 즉위한 것은 창업의 불안과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태종은 오래도록 형 태조를 도왔고, 형처럼 무인이면서 정치적 역량도 대단했던 인물이다. 갑작스럽게 죽은 태조의 뒤를 이어 통일의 과업과 문치(文治)를 위한 개혁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978년에 태종은 지금의 절강에 있던 吳越(오월) 왕국을, 그리고 979년에는 지금의 山西省(산서성)에 있던 北漢(북한)을 굴복시켜 통일을 완수했다. 여전히 강성한 요나라가 북방에 건재했으나, 당나라 말기 이래로 끊임없는 분열과 전란을 거듭했던 중원을 비로소 안정시켰다는 데서 그 통일의 의의는 매우 컸다. 이제 태종 앞에는 문치의 뿌리를 내리는 일이 남아 있었다.

문치를 위해서는 먼저 인재의 선발이 중요하다. 태조와 태종 모두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거를 통해 널리 인재를 뽑았는데, 특히 태종이 더 적극적이었다. 태조 치세 동안에는 통틀어 350명의 과거 급제자가 배출되었는데, 태종은 977년 한 해에 500명을 뽑았다. 그리고 재위 기간을 통틀어 5816명의 과거 급제자가 배출되었고 그들 대부분은 한미한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구양수는 <爲君難論(위군난론, 군주 노릇하기의 어려움에 대해)>이라는 글에서 “語曰爲君難者, 孰難哉? 蓋莫難於用人”(어왈위군난자, 숙난재? 개막난어용인) 곧 “‘논어’에서 ‘군주 노릇 하기 어렵다’고 말했는데, 무엇이 어렵다는 것인가? 대개 사람을 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논어’ ‘子路(자로)’편을 보면, 공자는 노나라 군주이던 定公(정공)에게 사람들 사이에서 전하는 말이라면서 “爲君難, 爲臣不易”(위군난, 위신불이) 곧 “군주 노릇 하기 어렵고, 신하 노릇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구양수는 군주 노릇의 첫 번째 어려움이 인재를 발탁해서 쓰는 일이라 했다. 실로 탁견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