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릴 참(心-12)보다 호(丿-4)바랄 욕(欠-7)얻을 득(彳-8)

지나치게 바라는 甚欲(심욕)이 죄가 되는 것은 마음에서 욕망이 일어 탐욕으로 타오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지려는 마음, 얻으려 애쓰는 행동 곧 欲得(욕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심욕만으로도 제 몸과 마음을 닦달하게 되므로 그 괴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얻으려 애쓰게 되면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는다. 아니,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노자도 “咎莫憯乎欲得”(구막참호욕득) 곧 “허물로는 얻으려 애쓰는 것보다 쓰라린 게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여기서 허물로 번역된 咎(구)는 본래 재앙을 뜻한다. 이 글자는 사람 人(인)과 천천히 걸을 夊(쇠), 입 口(구)로 이루어져 있다. 인과 쇠는 사람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꼴이다. 구는 본래 ㅂ의 꼴로, 신령에게 바람을 아뢰는 축문을 담은 그릇이다. 아마도 자신을 괴롭히는 누군가를 저주하는 뜻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리하여 咎(구)는 신령이 내려와 꾸짖거나 재앙을 내린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는 원시나 고대의 神觀(신관)에 따른 것이다. 이를 인문주의적으로 해석하면 노자의 말과 통한다.

인문주의의 특징은 반성적 사유에 있다. 모든 행위가 오롯이 자신의 마음과 뜻,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자각하는 일이 반성적 사유다. 그리고 목적이나 결과보다는 동기와 과정을 더욱 중시한다. 목적을 이루고 결과가 바라는 대로 되더라도 동기가 사사로움에 있고 과정에서 남을 해쳤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추행이고 악행이다. 양심의 문제가 중요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쓰라리다고 번역한 憯(참)을 보라. 마음 忄(심)에 朁(참)이 붙은 글자다. 참은 축문 그릇 위에 비녀 簪(잠)이 더해진 것으로, 저주를 받아서 날카로운 것에 찔린 듯이 아픈 것을 이른다. 본래는 신령으로부터 벌을 받아서 아픈 것을 뜻했지만, 스스로 한 행위가 바르지도 떳떳하지도 못해서 겪는 괴로움과 쓰라림을 뜻하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는 얻으려고 애를 쓰는 짓이 여간 괴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심을 채우는 일이 어디 만만해야 말이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