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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9> 解老와 喩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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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1-12 20: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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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 해(角-6)노자 노(老-0)깨우칠 유(口-9)

사마천은 한비의 학문을 두고 “그 근본은 황제와 노자로 돌아간다”고 했다.

과연 황제에 근본을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노자에 근본을 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한비의 저술인 ‘한비자’에 최초의 ‘노자’ 주석 또는 ‘도덕경’ 주석이라 할 글이 실려 있는 데서 확인된다. 바로 ‘解老(해로)’와 ‘喩老(유로)’ 두 편이다.

‘해로’는 “노자를 풀이하다”는 뜻이고, ‘유로’는 “노자로 비유하다 또는 일깨우다”는 뜻이다.

‘해로’와 ‘유로’에는 통행본 ‘도덕경’의 33장, 36장, 38장, 46장 등 주로 ‘덕경’에 해당되는 구절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인용된 구절들을 통해 당시에 이미 ‘노자’라는 문헌이 하나로 묶여서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해로’편에 ‘書之所謂’(서지소위)라는 표현이 곧잘 나오는 점에서도 그렇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한비가 인용한 ‘노자’는 현행본 ‘도덕경’과 다른 것이었을 공산이 크다. 예를 들어 ‘해로’편에 ‘咎莫僭於欲利’(구막참어욕리) 곧 “허물로는, 이로움을 바라는 것보다 쓰라린 게 없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것은 왕필본 ‘도덕경’뿐만 아니라 ‘죽간본’과 ‘백서본’과도 다르다.

‘도덕경’에서는 ‘咎莫大於欲得’(구막대어욕득)으로 나오고, ‘죽간본’에서는 ‘咎莫僭乎欲得’(구막참호욕득)으로, ‘백서본’에서는 ‘咎莫僭於欲得’(구막참어욕득)으로 나온다. ‘欲利(욕리)’와 ‘欲得(욕득)’의 차이를 단순히 필사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해로’에 현존하는 판본들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문구도 인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면 ‘한비자’는 왜 노자의 말을 끌어 썼을까? 노자의 道(도)와 無爲(무위)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무위는 도 즉 自然(자연)의 법칙에 따르는 삶의 방식과 행위다. 정치에서는 통치자가 백성의 삶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도를 ‘한비자’에서는 法治(법치)의 이론적 근거로 삼았다.

무위 또한 마찬가지로 통치자가 법제도를 통해 통치한다면 굳이 有爲(유위)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위정치론으로 활용되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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