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이 로(老-0)임 자(子-0)

老子(노자)는 누구인가? 노자에 대해서는 司馬遷(사마천)의 기록을 참조하지 않을 수 없다.

‘사기’ ‘老子韓非列傳(노자한비열전)’에 따르면, 노자는 초나라 苦縣(고현) 厲鄕(여향) 曲仁里(곡인리) 사람이고, 성은 李氏(이씨), 이름은 耳(이), 자는 聃(담)이라 한다. 주나라의 藏書(장서)를 관리하는 사관이었다고 하는데,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노자의 사상과 지혜가 워낙 뛰어나서 이런 직책을 지냈으리라 여겼던 듯하다. 더욱 믿기 어려운 것은 공자와 노자의 만남이다.

공자가 주나라에 갔을 때 노자를 찾아가 禮(예)에 대해 물었는데, 노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대가 말한 저 성현들은 이미 뼈가 다 썩어 없어지고 오직 그 말만 남아 있소. 또 군자는 때를 만나면 관리가 되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떠돌이 신세가 되오. 내 들으니,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이 감추어 두어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훌륭한 덕을 지녔어도 용모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했소. 그대는 교만한 기운과 많은 욕심, 꾸민 낯빛과 그릇된 뜻을 버리시오. 이런 것들은 그대에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소. 내가 그대에게 해줄 말은 이것뿐이오.”

공자는 그곳을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새가 잘 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물고기가 잘 헤엄친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으며, 길짐승이 잘 달린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달리는 것은 그물로 잡을 수 있고, 헤엄치는 것은 낚시로 잡을 수 있고, 나는 것은 주살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용이 어떻게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지는 알지 못한다. 오늘 나는 노자를 만났는데, 그는 용과 같았다!”

공자와 노자의 만남은 공자보다 노자가 훨씬 뛰어난 인물임을 드러내려는 의도에서 지어낸 이야기일 것이다. 사실 노자는 공자가 죽고 훨씬 뒤에 가끔 거론되었으며, 어떤 인물인지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전국시대 말에 이르러서 ‘도덕경’이 널리 알려지고 한나라 초기에 黃老學(황로학)이 통치술과 처세술로 높이 평가되고 또 쓰이면서 노자를 공자보다 높이려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지어냈으리라 여겨진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