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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7> 斂財侈費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2-22 20:31:4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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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어모을 렴(攴-13)재물 재(貝-3)사치할 치(人-6)쓸 비(貝-5)

황제가 교만하고 방탕해 조정이 무너졌으니, 지방의 절도사들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었겠는가? 양귀비의 사촌 오빠인 楊國忠(양국충)이 정권을 농단하고 安祿山(안록산)과 史思明(사사명)의 난이 일어난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저 ‘개원의 치’가 허망하게 사라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대한 당 제국조차 그로부터 몰락과 쇠망의 길을 걸었다.

후대 사람은 현종을 두고 ‘斂財侈費’(염재치비) 곧 “재물을 긁어모으고 사치를 일삼았다”고 짤막하게 평했다. 한 인물의 생애와 행적을 간단한 문구로 다 드러낼 수는 없으나, 이 넉 자가 현종의 재위 후반기를 적실하게 잘 나타내는 글자임은 분명하다.

이제 ‘대학’의 마지막 구절인 16-2가 이어지는데, 저 현종의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長國家而務財用者, 必自小人矣. 彼爲善之, 小人之使爲國家, 菑害並至. 雖有善者, 亦無如之何矣. 此謂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也.”(장국가이무재용자, 필자소인의. 피위선지, 소인지사위국가, 재해병지. 수유선자, 역무여지하의. 차위국불이리위리, 이의위리야)

“나라나 집안의 어른이 되어서 재물을 모으고 쓰는 일에 힘쓰는 자는 반드시 소인을 쓰는 데서 시작한다. 어른이 그를 잘한다고 여겨 그를 시켜 나라나 집안을 다스리게 하면, 재앙과 해악이 함께 이르리라. 비록 잘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야말로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는 ‘나라는 이익을 이로움으로 여기지 않고, 올바름을 이로움으로 여긴다’고 하는 것이다.”

長(장)은 우두머리, 어른이 되다는 뜻이다. 自(자)는 ∼부터 하다는 뜻이다. 菑(재)는 災(재)와 같으며, 재앙, 재난을 뜻한다. 並(병)은 나란히, 함께를 뜻한다.

‘大學(대학)’은 주 왕조의 몰락 과정과 춘추전국시대의 길고 긴 혼란과 내분과 전쟁의 시기를 정치라는 측면에서 분석하고 종합하여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을 간략하게 추린 글이다. ‘대학’의 마지막 문장이 재물과 관련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쟁은 무기의 개발과 군량미 확보, 인구의 증가를 필요로 했으므로 농업과 상업 따위 경제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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