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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1> 莢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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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12-15 20:11:5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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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꼬투리 협(艸-7)돈 전(金-8)

이미 “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也”(국불이리위리, 이의위리야) 곧 “나라는 이익을 이로움으로 여기지 않고, 올바름을 이로움으로 여긴다”고 말했는데, 군주나 신하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해서는 안 되고 백성이 넉넉하고 부유해지도록 힘써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백성이 부유하면 군주도 부유하고, 군주가 부유하면 신하들도 녹봉을 넉넉하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권력이나 권세를 쥔 자가 사사로이 이익을 탐하면, 백성이 가난해질 뿐 아니라 백성의 마음을 멀어지게 만든다. 백성의 신뢰를 잃으면 나라도 무너지는데, 하물며 가문이 유지되겠는가? 가문을 유지한들, 백성이 그들을 존중하고 존경할까? 유지하더라도 치욕스러운 가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으리라.

기원전 221년,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국가가 중원에 들어섰다. 진시황의 진 제국이다. 그러나 불과 15년여 만에 무너졌다. 환관 趙高(조고)가 2세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권력을 전횡하면서 빚어진 비극이다. 陳勝(진승)과 吳廣(오광)의 난에서 촉발된 혼란은 이윽고 항우와 유방의 쟁패로 이어졌고, 결국 유능한 인재들을 적절하게 활용한 유방이 승리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유방이 천하를 평정하기는 했으나, 이미 오랜 전란으로 양식과 물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장군과 재상들조차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닐 정도였다. 천하의 혼란을 틈타 장사꾼들은 물건을 사재기하며 부를 축적했는데, 그 바람에 물가가 뛰어 백성은 더욱더 힘들고 고달팠다. 이에 유방은 상인들에게 비단옷을 입는 것과 수레 타는 것을 금지시켰고, 아울러 그들에게 조세를 더 무겁게 매겨 그들을 핍박했다. 그러나 유방을 이은 惠帝(혜제) 때에 장사꾼들을 억압하는 법령들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애초에 유방은 진나라 때 화폐가 너무 무거워서 사용하기 불편하고 또 원료가 부족하자 백성에게 가볍게 改鑄(개주)하라고 명령했다. 백성들이 사사로이 주조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마음대로 주조했는데, 文帝(문제) 때에는 화폐가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얇아졌으며 또 많아졌다. 그래서 이 화폐를 ‘莢錢(협전, 콩꼬투리 돈)’이라고 불렀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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