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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90> 鳴鼓而攻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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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12-14 19:50:35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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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릴 명(鳥-3) 북 고(鼓-0) 말이을 이(而-0) 칠 공(攴-3) 그 지(丿-3)

닭과 돼지를 살피고 소와 양을 기르는 일은 백성의 일이다. 백성은 가축을 길러서 생계를 잇거나 큰 이익을 얻으며 때로 부유해지기도 한다. 가축들은 특히 조정에서나 대부의 집안에서 소비가 많았다. 늘 제사나 잔치에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의 집안에서 직접 이 가축들을 기른다면 백성의 이익을 가로채는 꼴이 된다. 이렇게 되면 백성의 원망을 사지 않을 수 없다. 맹헌자는 이 점을 경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세금을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는 것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공공연하게 허용하는 짓이다. 농업을 근본으로 하는 사회에서 백성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산다. 그들이 땅에서 거두어들일 수 있는 소출은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황무지를 개간하고 철제 농기구를 사용해서 생산을 증식시켜도 한계가 있다. 더구나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보장도 없다. 흉년이라도 들면 살아남는 것만도 다행이다. 그런 백성은 정치를 통해 늘 살피고 지켜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데 혈안이 된다면, 이는 백성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짓이나 다름이 없다.

‘논어’ ‘先進(선진)’편에 나온다. 공자의 제자인 冉有(염유)가 계손씨의 가신이 되었는데, 그 집안을 위해서 세금을 거두어들여 더욱 부유하게 해주었다. 가신으로서는 마땅히 할 일을 한 셈이지만,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 可也.”(비오도야. 소자명고이공지, 가야) “내 제자가 아니다. 너희들이 북을 울리고 그를 비난해도 괜찮다.”

계손씨는 노나라 군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는 가문인데, 더 부유하게 해주는 것은 그 권세를 더 강화시켜주는 일이다. 더구나 군주와 공실이 통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민심을 잃은 탓에 계손씨 가문에 권력이 넘어간 상황에서 그 가문까지 백성을 착취한다면 백성이 기댈 곳은 없다. 이는 통치도 정치도 부재함을 의미하니, 쇠망하지 않을 수 없다. 노나라가 이웃의 제나라에 늘 위협을 느끼면서도 맞설 만한 부국과 강병을 이룩하지 못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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