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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 大學과 四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1-01 20:49:2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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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서 '大學(대학)'은 四書(사서)라는 명칭과 관련이 깊다. 사서는 '論語(논어)' '孟子(맹자)' '中庸(중용)' '대학'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넷은 유학이 사상적으로 한 차례 대대적인 혁신을 꾀하여 이른바 性理學(성리학), 朱子學(주자학), 理學(이학) 따위로 일컬어지는 新儒學(신유학)이 등장하면서 유교의 핵심 경전이 되었다. 시기적으로는 대략 南宋(남송, 1127∼1279) 시대로 볼 수 있다. 주자학이라는 명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특히 朱熹(주희, 1130∼1200)가 주석을 단 四書集註(사서집주)를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주희는 '讀大學法(독대학법)'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논어'와 '맹자'는 일에 따라서 묻고 답하였으므로 그 要領(요령)을 엿보기 어려운데, 오직 '대학'은 孔子(공자)께서 옛 사람들이 학문하던 큰 방법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曾子(증자)가 적고 또 그 문인들이 이어서 그 뜻을 밝혀 적은 것이다. 그리하여 앞뒤가 서로 말미암아 전체의 系統(계통)이 다 갖추어져 있으니, 이 책을 곱씹어서 맛보면 옛 사람이 학문을 하며 향했던 바를 알 수 있다. 그런 뒤에 '논어'와 '맹자'를 읽으면 들어가기가 수월하니, 나중에 공부하는 것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 대체는 이미 서 있게 된다."

흔히 사서를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대학'을 읽고 그 다음에 '논어'와 '맹자' '중용'의 순서로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주희가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대학'은 유교 경전의 입문서로 또 개론서로 간주되었다. 그런데 '대학'은 본래 '예법에 관한 포괄적인 기록'인 '禮記(예기)' 마흔아홉 편 가운데 한 편이었다. 이를 신유학자들이 독립시켜 따로 경전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런데 신유학자들은 '예기'에 있던 글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北宋(북송, 960∼1127) 시대 程明道(정명도, 1032∼1085)와 程伊川(정이천, 1033∼1107) 형제가 '예기'의 원문은 차례가 잘못되었고 잘못된 글자도 있다고 하여 재편집해서 개정본을 내놓은 것이다. 두 형제의 학문을 私淑(사숙)하여 그 사상을 이어받은 주희가 다시 개정하여 내놓은 것이 바로 '대학장구'이며, 오늘날 널리 읽히는 '대학'은 곧 이 '대학장구'다. 이리하여 본래 '예기'에 있던 '대학'은 따로 '古本大學(고본대학)'이라 불린다.

고전학자

▶필자 약력=1967년 생. 부산대 국문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과 석·박사. 저서와 역서 '논어, 그 일상의 정치'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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