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마 사(馬-5)아닐 불(一 -3)미칠 급(又-2)혀 설(舌-0)

속담에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가 있다. 한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 진위는 관계없이 삽시간에 퍼진다. 駟는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로써 엄청나게 빠른 것을 비유한다. 혀를 놀려서 하는 말은 그 빠른 마차도 미치지 못하니 말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마차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니 駟馬難追(사마난추)란 성어와 꼭 같은 의미다.

孔子(공자·기원전 551~479년)의 '論語(논어)' 顔淵(안연)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衛(위) 나라 대부 棘子成(극자성, 棘은 가시 극)과 이재에 뛰어난 공자의 제자 子貢(자공)과의 대화다.

극자성이 "군자는 바탕만 세우면 되지 文飾(문식)이 무슨 소용일까?"라고 하자 자공이 반박한다. "당신의 견해는 네 필 말 수레도 따르지 못할 정도로 빨리 번져갈 것이오(駟不及舌). 그것이 같다면 호랑이와 표범을 벗겨 개 가죽이나 양 가죽과 같다고 보는 이치와 같지요(文猶質也 質猶文也 虎豹之鞹 猶犬羊之鞹/ 문유질야 질유문야 호표지곽 유견양지곽, 鞹은 무두질한 가죽 곽)."

여기서 바탕 質(질)은 소박한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 文(문)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예의범절 등 외면치레를 나타낸다. 의견이라도 함부로 말하면 주워 담을 수 없다며 경솔한 말을 꾸짖은 것이다.

고려 충렬왕 때 문신 秋適(추적)이 금언을 모아 놓은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말을 조심하라는 명구가 많다. 守口如甁 防意如城(수구여병 방의여성/ 입을 지키는 것은 병과 같이 하고 탐욕스런 뜻을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처럼 하라), 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也(구설자 화환지문 멸신지부야/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은 것이다) 등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무원연금' 발언이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변호사의 '억대 시계사건' 비화 등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제는 막말 아닌 묘한 시기의 언어라도 駟不及舌 보다 빨리 인터넷으로 지구에 퍼지니 더욱 조심해야 할 일이다.

駟不及舌(사불급설)과 유사한 성어는 다음과 같다. 不翼而飛(불익이비), 駟馬不能追(사마불능추), 惡事千里(악사천리), 言飛千里(언비천리), 綸言如汗(윤언여한), 耳屬于垣(이속우원), 一言而非 駟馬不能追(일언이비 사마불능추), 一言出口 駟不及舌(일언출구 사불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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