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亅- 3) 어찌 하(亻- 5)
말씀 언(言- 0) 어조사 재(口- 6)
孟子(맹자)·公孫丑章句(공손추장구) 下(하) 6장의 마지막 단락이다. "공손추가 말했다. '제나라 경의 자리가 작지도 않고, 제나라와 등나라 사이의 길이 가깝지도 않습니다.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 일찍이 더불어 사행의 일을 말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 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 사람이 이미 마음대로 처리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公孫丑曰: 齊卿之位, 不爲小矣. 齊滕之路, 不爲近矣. 反之而未嘗與言行事, 何也. 曰: 夫旣或治之, 予何言哉(공손추왈: 제경지위, 불위소의. 제등지로, 불위근의. 반지이미상여언행사, 하야. 왈: 부기혹치지, 여하언재)
公孫丑는 맹자의 제자다. 齊卿之位는 제나라 경의 자리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맹자가 아닌 왕환이다. 왕환은 대부였지만 卿(경)을 대신해 사신으로 갔으므로 齊卿이라고 한 것이다. 不爲는 ∼가 아니다. 不爲小矣는 왕환의 관직이 낮은 것이 아니라는 뜻. 齊滕之路의 路는 旅程(여정), 거리라는 뜻이 있으므로 제나라와 등나라의 거리로 본다. 反을 전회에서 주자는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라고 봤다. 夫에 대해 학자들의 이견이 있다. 주자는 夫를 발어사로 보아 무릇으로 보았다. 或은 혹자가, 누군가라는 뜻인데 왕환을 가리킨다. 주자의 풀이에 따르면 '무릇 이미 누군가 일을 다 처리했는데'로 해석된다. 양백준은 3인칭 대명사로 보고, 왕환을 가리키며 그 사람이라고 본다. 趙岐(조기)도 夫를 夫人, 즉 그 사람이라고 보고 '그 사람이 스스로 이미 사행의 일을 처리했다고 하는데'로 해석한다. 予何言哉는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는 뜻이다. 왕환은 임금이 총애하는 신하였다. 正使(정사)였던 맹자와 상의도 없이 副使(부사)로 따라간 왕환이 마음대로 일을 처리한 것에 대해 침묵으로 나무란 것이다.
인제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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