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타임 3시간’에도 흥행
- 900만 돌파, IMAX 신기록
- 금주 열 번째 천만 외화 유력
- 출판계 수혜…트로이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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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영화’ 기록을 눈앞에 둔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
이길 자가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천만 관객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지난 1일 누적 관객 901만 명으로 9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누적 관객 수는 912만4200명이다.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900만 관객을 넘어선 외화는 ‘아바타: 물의 길’에 이어 ‘오디세이’가 두 번째다. 지난 2월 개봉해 16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왕과 사는 남자’와는 같은 속도로, 지금의 흐름이라면 이번 주말께 천만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오디세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겨울왕국 2(1374만 명) ▷아바타(1362만 명) ▷알라딘(1255만 명)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1121만 명) ▷아바타: 물의 길(1080만 명)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명) ▷인터스텔라(1034만 명) ▷겨울왕국(1032만 명)에 이어 10번째 천만 외화로 기록된다. ‘인터스텔라’로 이미 천만 기록을 보유한 크리스토퍼 놀란은 ‘쌍천만 감독’ 타이틀도 얻게 된다.
‘오디세이’는 아이맥스(IMAX)의 역사도 새로 썼다. 지난달 30일까지 ‘오디세이’를 아이맥스로 관람한 관객은 약 94만1000명. 이는 ‘아바타: 물의 길’이 보유한 92만9000명을 넘어선 국내 개봉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아이맥스 관객 동원 기록이다. 전체 관객에서 아이맥스 관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10.4%로, 관객 10명 중 1명 이상이 아이맥스 관람을 선택했다. ‘아바타: 물의 길’(8.6%), ‘어벤져스: 엔드게임’(4.2%) 등 기존 아이맥스 흥행작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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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
눈여겨 볼 건, 개봉 5주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영화를 향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사수한 ‘오디세이’는 신작들의 공세에도 예매율 1위를 공고히 지키며 장기 흥행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디세이’ 흥행 수혜는 극장가만 받고 있는 게 아니다. 출판계 또한 ‘오디세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오디세이’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00% 급증했다. 주요 서점가의 종합 베스트셀러에도 ‘오디세이’ 연관 책들이 자리를 꿰찼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출판사들은 앞다퉈 관련 도서를 출간 중이다.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부터 신화와 명화를 함께 풀어낸 해설서와 그래픽노블 등 ‘오디세이’ 관련된 도서가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고 있다.
‘오디세이’의 힘은 OTT와 VOD 시장으로도 번졌다. ‘오디세이’의 전사(前史) 격인 트로이 전쟁을 그린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트로이’(2004)는 22년 만에 쿠팡플레이와 웨이브 등에서 톱 10 차트에 재진입했다. 8월 한 달간 VOD 및 IPTV 이용 건수는 전월 대비 무려 1489.4% 폭등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당초 ‘오디세이’는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관객 진입장벽이 높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숏폼 콘텐츠와 N배속 보기가 유행인 시대를 역행하는 영화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그러나 흥행에 반전을 일구며 숏폼 세대들도 ‘돈값 하는 영화’엔 기꺼이 시간을 쓴다는 것을 증명했다. 장편영화 최초로 70㎜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었지만 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특수관이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으나, 극장의 물리적 한계가 예매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역설적으로 홍보에 득이 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지난달 내한 당시 “OTT 시대에도 극장이 지닌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는데. 놀란의 생각(상상)은 현실이 됐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