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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국내 개봉을 목표로 한 나홍진 감독의 ‘호프’ 스틸컷. 한국의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할리우드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이 출연했다. 배급사 제공 |
- 글로벌 영화사 파트너십 러브콜
- 나 감독 “개봉 전 CG 보완할 것”
요즘 영화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대화 소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나홍진의 ‘호프’다. 한국영화 역대 최대 규모 제작비로 만들어진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완성도에서 타협하지 않는 나홍진 감독이 이번엔 또 어떤 놀라운 작품을 보여줄지, 장르 변주로 흥행 가도를 이어온 나 감독이 ‘성공 사례가 없는 한국 SF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지, 또 어떤 예측 불가한 이야기로 영화인들의 질투심을 유발할지 등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업계의 기대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다.
장르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분에 초청됐던 ‘호프’가 개봉도 하기 전에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프’는 한국영화 해외 선판매 사상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하며 200여 개 국가 및 권역에 배급을 확정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보유하고 있던 선판매액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해외 선판매만으로 순제작비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금액을 조기 회수했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이번 선판매가 ‘미니멈 개런티’, 즉 해외 개봉 성과를 배분받는 형태로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흥행이 좋으면 향후 ‘호프’가 거둬들이는 수익의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호프’는 앞서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 해외 판매와 관련해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는 모든 국가 및 권역과 계약을 체결하는 ‘완판’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이 사실은 영화제 기간 내내 현지에서 화제가 되며 ‘호프’를 향한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호프’에 러브콜을 보낸 배급사도 글로벌 메이저급들이다. 한국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다수 배출해 온 ‘네온’이 북미 배급을 맡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국과 라틴아메리카 일대는 예술영화 대표 배급사 ‘무비(MUBI)’가 담당한다. 이밖에 유피아이(UPI) 프랑스, 소니픽쳐스 등 대형 배급사들이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배급권을 사 갔다. ‘호프’ 측은 “글로벌 대형 영화사들이 특정 권역 배급을 위해 한국 영화의 파트너로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호프’는 ‘추격자’ ‘황해’ ‘곡성’으로 3연속 흥행을 기록한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80년대 비무장지대(DMZ) 마을 주민들이 불시착한 외계인들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그린다. 배우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이 출연했고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은 외계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나홍진 감독은 칸국제영화제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보면서 느꼈던 ‘막연한 불길함’이 ‘호프’의 출발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작 ‘곡성’이 종교적인 틀 안에서 폭력을 다뤘다면, ‘호프’는 외계인이라는 미지의 존재를 통해 그 근원을 추적한다.
‘곡성’이 그랬듯 ‘호프’ 역시 큰 호불호가 예상된다. 실제로 칸 공개 후 영화를 본 평단에서도 평가가 극심하게 엇갈렸기에 영화가 개봉하면 여러 가지 감상평과 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나홍진 감독은 영화 개봉까지 미흡하다고 지적된 컴퓨터그래픽(CG)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칸영화제 폐막식 직후 배급사 플러스엠 엠터테인먼트를 통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아 있는 약 2개월의 시간”이라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의 결정적 단계다. 개봉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프’는 올여름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9월 북미 등 전 세계 극장에서 순차적으로 관객을 만난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