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스타’ 식당과 ‘로컬’ 식당이 만났다.
지역의 훌륭한 요리를 제공하는 ‘1스타’(3개), 품질과 맛을 보장하는 ‘셀렉티드’(26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빕 구르망’(19개) 등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부산의 레스토랑(48개)과 지역 음식의 정체성을 지키는 로컬 식당이 만나 색다른 미식 컬래버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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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고메 셀렉션’ 행사로 마련한 ‘별들의 전쟁’ 참여 셰프들이 요리를 플레이팅하고 있다. ‘별들의 전쟁’에는 부산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인 팔레트, 피오또, 모리가 참여해 각자의 대표 메뉴를 코스로 구성해 선보였다. 각 레스토랑 제공 |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마련한 미식 협업 행사 ‘부산 고메 셀렉션’이 화제다. 올해 처음 시도한 부산 고메 셀렉션은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부산의 식당과 지역에서 자부심을 갖고 운영 중인 식당 등 28곳이 참여해 각자 대표 요리를 새롭게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2년 연속 미쉐린 1스타에 선정된 레스토랑 모리 팔레트 피오또를 비롯해 오스테리아 어부, 토오루 등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식당, 끌리마 소울 야소주반 등 지역의 식당 등 명성과 존재감이 쟁쟁한 곳들이 참여했다. 새로운 부산의 맛으로 미식가들의 눈과 코를 자극하는 현장을 찾아가 봤다.
- “부산을 글로벌 미식도시로”
- 미쉐린 스타레스토랑 3곳
- 오너셰프 모여 코스 개발
- 참여식당 대표메뉴 재해석
- 내달 14일까지 각 식당서
- 다양한 협업메뉴 선뵈는 중
◇ 부산 미쉐린 1스타 다 모였다 ‘별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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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의 전쟁’에 참여한 셰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오또 김지혜·이동호 부부 셰프, 끌리마 이승훈 대표, 팔레트 김재훈 대표, 모리 김완규 대표. |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있는 레스토랑 팔레트. 부산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팔레트, 피오또, 모리의 오너 셰프 4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부산 고메 셀렉션의 화제 프로그램 ‘별들의 전쟁’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올해 초 열린 부산지역 셰프 간담회 등의 모임에서 ‘뭐가 됐든 미식을 위해 재밌는 걸 해보자’는데 공감했고, 고메 셀렉션을 통해 약속을 현실로 만들었다. ‘별들의 전쟁:스타즈 인 하모니’를 콘셉트로 각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를 가지고 조화롭게 코스로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한번 방문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미쉐린 1스타 식당 3곳의 메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귀하고 특별한 기회로, 치열한 예약을 뚫고 16명만이 맛보는 행운을 누렸다.
이날 코스는 팔레트의 한입거리 스낵 5종으로 시작됐다. 북해도산 관자 타르타르와 캐비어, 토마토·수박으로 만든 타르틀렛, 다시 육수를 베이스로 만든 다시마카롱 등 작은 요리에 다양한 맛이 담겨 있었다. 팔레트 김재훈 오너셰프는 “하나의 집약체에서 다양한 맛과 식감을 전해드리고 싶어 스낵 5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피오또에서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를 ‘팜 투 테이블’로 제공했다. 살구잼과 밤크림이 곁들여진 상큼한 비트 요리로 입맛을 돋운 뒤, 모리가 ‘지금 부산에서 제일 맛있는 재료’인 명지 대파를 넣고 간장 소스를 발라 숯에 구운 부산 갈치를 선보였다. 이어 피오또가 단호박과 치즈로 속을 채운 토종밀 생면 라비올라를 내놨다. 여기에 모리가 기름 가득한 금태와 부산의 햅쌀로 지은 금태 솥밥을 식탁에 올렸다.
메인 요리는 팔레트가 책임졌다. 사과나무로 훈연한 오리에 당근과 누룩소금으로 만든 퓨레, 식초와 오리뼈로 만든 소스가 독특하면서도 계절감 가득한 요리를 내놨다. 3곳은 감귤 소르베와 골드키위 젤라또, 밤 화과자로 디저트 앙상블을 만들어내며 코스를 마무리했다. 파인 다이닝에서 빠질 수 없는 페어링은 끌리마의 이승훈 소믈리에가 전담했다. 코스별 음식에 8종류의 와인을 준비해 맛을 극대화했다. 코스를 맛본 김형규(47) 씨는 “원재료도 다르고 추구하는 요리도 다른 세 레스토랑이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미식 하모니’를 만들어낸 셰프들은 이번 협업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미식가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하고 셰프들도 서로의 장점을 배울 기회가 됐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더 많은 협업을 시도하겠다는 것이었다. 끌리마 이승훈 대표는 “세 곳의 1스타 식당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더 많은 식당이 자극받을 것이고, 이런 긍정적인 기운이 미쉐린 식당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내년에는 다른 지역 셰프와의 협업도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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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의 전쟁’끝에 탄생한 부산의 코스요리- ‘별들의 전쟁’에서 팔레트·피오또·모리가 함께 개발해 내놓은 코스 요리. |
◇ 크리스마스 빌리지에서 만나는 특별한 음식
고메 셀렉션에 참여한 식당들은 지난 11일부터 자신들의 대표 메뉴를 재해석해 선보이며 미식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미쉐린 셀렉티드 선정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어부와 일식 오마카세 전문점 토오루는 지난 11일 협업 메뉴를 내놨는데, 덮밥용 장어구이를 올린 리조또는 일식과 양식의 하이브리드 메뉴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비건 레스토랑 아르프와 소반식당은 인도 뭄바이에서 유래한 감자 기반 전통음식 ‘바다(VADA)’를 부산의 제철 재료로 재해석했다. 톳과 보리된장의 감칠맛을 더한 ‘톳VADA’와 표고의 향으로 풍미를 살린 ‘버섯VADA’, 뿌리채소의 단맛을 강조한 ‘우엉 VADA’가 메뉴들이다.
미쉐린 식당과 지역 중식당의 협업도 눈길을 끌었다.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뉴러우멘관즈는 중식당 부우사안과 협업 신메뉴를 선보였는데, 뉴러우멘관즈의 대표 메뉴 우육면과 부우사안의 상탕 육수에 수제 라조유를 가미한 ‘홍샤오 뉴러우반멘’을 개발했다. 소고기와 해풍에 말린 가자미를 블랜딩한 육수와 마늘 라조유가 듬뿍 들어간 게 특징이다.
이렇게 탄생한 메뉴는 다음 달14일까지 각 식당에서 맛볼 수도 있지만,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빌리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27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열리는 크리스마스 빌리지에서 야키토리온정과 바오하우스의 컬래버 메뉴를 시작으로 5주간 매주 다른 메뉴를 시민에게 제공한다. 부산에서 손꼽히는 평양냉면집 백일평냉과 광안리의 인기 이자카야 초힛사츠의 특별 메뉴, 야키토리 전문 일식당 야키토리해공과 다양한 홍콩식 면 요리를 선보이는 굿모닝홍콩의 협업 요리 등 듣기만 해도 흥분되는 메뉴들이 시민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 부산의 새로운 미식 콘텐츠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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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의 전쟁’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테라스에서 해운대 일몰을 바라보며 와인을 즐기고 있다. |
이번 행사를 마련한 시는 고메 셀렉션을 더 확대하며 부산을 글로벌 미식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내놓고 있다.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고메 셀렉션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식당들과 협력해 눈길을 끄는 미식 콘텐츠를 만들어 내놓으면서 글로벌 미식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처음 시도한 고메 셀렉션은 매우 귀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행사에 참여한 오스테리아 어부 정용욱 대표는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국밥 밀면 꼼장어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며, 다이닝을 포함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전돼야 한다”며 “이런 행사가 많아지면 부산의 식문화가 발전되고 그로 인해 유입되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미식도시활성회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부산로컬푸드랩 박상현 이사장은 “부산의 미쉐린 가이드 발간을 계기로 지역 식당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이런 행사가 많아지면 부산의 미식 퀄리티도 올라가고, 셰프들 사이 교류와 협업 사례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 신인숙 관광마이스산업과장은 “올해는 부산을 대표하는 식당과 협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고, 내년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지역 식당과의 협업 메뉴 개발 확대 등을 통해 행사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