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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서울의 봄’ 황정민 틀을 깬 악역 창조…이태신 役 정우성 캐스팅은 화룡점정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12-06 18:23:3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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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4일째인 지난 5일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침체된 한국 영화의 회생을 알리고 있다. ‘서울의 봄’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몰입감을 높이는 긴장감 있는 연출, 여기에 연기력을 검증받은 수많은 배우의 연기 시너지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은다.
개봉 14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무리의 군사반란에 맞서는 이태신 수경사령관 역을 맡은 정우성(가운데). 그는 정의감 넘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이태신을 구현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을 대표하는 두 인물 이태신과 전두광을 연기한 정우성과 황정민의 연기에 대한 칭찬도 이어진다. 황정민은 실존 인물을 연상시키면서도 자신만의 전두광을 창조하며 분노유발자가 됐다. 일반 상업 영화의 악역과 달리 인물에 대한 연민이나 멋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중을 기했던 연기가 눈에 띄었다.

황정민과 함께 전두광에 맞서는 이태신 역으로 정우성을 캐스팅한 것은 ‘서울의 봄’의 화룡점정이 아닐까 싶다. 12·12 사태 자체가 반란군의 승리로 돌아간 역사이기 때문에 반란군에 맞서는 이태신이 어떻게 그려지느냐 따라서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와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래서 이태신은 영화에서 실존 인물과 가장 많이 차이가 나고, 영화적 각색이 많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이태신의 모델인 당시 장태완 수경사령관은 불같은 성격을 지녔는데, 영화 속 이태신은 속은 불같지만 정의로우면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런 이태신을 연기할 배우를 찾기 위해 김성수 감독은 많은 고심을 했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배우 정우성에게 연락했다. 당시 이정재 감독의 ‘헌트’ 촬영을 마쳤던 정우성도 자칫 캐릭터가 겹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했지만 김 감독과 의기투합했다.

재미있는 것은 김 감독이 정우성에게 참고하라며 보낸 영상들이다. 김 감독이 “나는 이태신이 이랬으면 좋겠어”라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인터뷰한 영상을 모아서 보냈다. 처음에는 ‘나보고 뭘 찾으라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정우성은 ‘인터뷰에 임하는 정우성의 자세’를 생각해 보라는 김 감독의 의중을 눈치챘다.

정우성은 “12·12 사태가 벌어졌을 때 감정적으로 불같이 달려드는 무리를 대할 때, 이태신은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자기 본분을 지키기 위한 이성적 사고와 차분함을 얹길 원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느낌은 정확했다. 김 감독은 “가까이서 본 우성 씨는 자기 신념이 강하고 흔들림이 없으며 바른 생각을 지녔다. 그런 우성 씨가 수경사령관으로서 책임감과 올바른 생각을 가진 인성의 소유자인 이태신 역을 맡으면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부탁했다”고 밝혔다. 역시 ‘서울의 봄’ 이전에 ‘비트’를 시작으로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를 함께 하며 신뢰를 쌓아온 감독과 배우다운 모습이다. 두 사람의 판단은 맞아떨어졌고, 불같은 전두광을 물 같은 이태신으로 상대해 반란군의 승리가 결국 승리의 역사가 아닌 불명예의 역사가 되도록 만들었다. 관객은 이에 화답하며 영화관을 뜨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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