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북항 비추는 문화의 빛…7개 주제 서가에 쏙 빨려 들어갈 듯

그 도서관에 가보셨어요 <3> 북두칠성도서관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3-06-28 19:08:57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역-국제여객터미널 사이 사립 시설
- 2만 권 비치…감각적 분류와 입체성 탁월
- 테마 서가엔 전문가 추천 7분야 4000권

- 가족부터 외국인 여행객까지 방문 다양
- 인디밴드 공연·청년 해외탐방 프로그램
- 운영사 협성문화재단 공헌활동도 눈길

“어! 딱 들어왔더니 바로 ‘문학’ 서가부터 있네. 흥미로운걸요.” 취재에 동행한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가 속삭였다. 이게 뭔 말일까? 잠깐 어리둥절했다.
북두칠성도서관에서 인기 높은 책오름광장. 계단식 좌석 아랫부분에는 책과 관련한 좋은 글귀를 새겼다.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했고 미화당백화점에서 사보 만드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을 대표했던 대형서점 동보서적에서 약 20년 책 잡지 ‘책소식’을 만들었고, 주간 ‘김해뉴스’에서 5년간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여러 매체에 긴 세월 책 칼럼을 쓰고 있으며 많은 지역 라디오에서 책 방송을 해왔다. ‘대체 어떻게 사람이 책을 안 좋아할 수 있지’ 하고 자주 생각하는 책과 도서관 전문가이다. 그가 설명했다. “한국의 공공 도서관은 듀이가 고안한 도서분류체계를 바탕으로 만든 한국십진분류법(KDC)에 따라 책을 분류하고 서가를 구성해요. 총류(백과사전 등)가 가장 먼저 오고 철학-종교-사회과학-자연과학-기술과학-예술-언어-문학-역사 순이죠.”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북두칠성도서관은 딱 들어오자마자 만나는 서가가 문학이에요. 이 도서관 나름의 철학과 기준이 있는 것 같네요.” 그 예감은 딱 맞아떨어졌다.

■테마서가의 활력과 매력

부산역. 수많은 사람이 목적지로 찾아가려고 오가는 공간이다. 부산역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있다. 수많은 여행객이 바닷길을 건너 목적지로 가기 위해 거치는 요충 시설이다.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사이에 뭐가 있을까. 그렇다. 거대한 협성마리나 G7 건물 두 동이 랜드마크처럼 서 있다. 그리고 협성마리나 G7 B동 1층에 ‘도서관’이 있다. 쉽게 말해, 2030 월드엑스포가 열릴 수도 있는 부산 북항 개발지역 한복판에 도서관이 먼저 들어섰다. 북두칠성도서관이다. 2021년 5월 5일 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오후 북두칠성도서관에 들어서자, 이 도서관 운영을 총괄하는 협성문화재단 정선희 이사가 반겨주었다. 이주미 팀장은 안내를 맡아주었다. 정 이사가 말했다. “우리 도서관은 다른 공공도서관과는 분류체계가 좀 다릅니다.” 도서관 이용자 삶의 감각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며, 책을 좀 더 찾기 쉽게 해주고, 도서관의 지향에도 맞는 분류체계를 만들어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최신 대형 사립 도서관인 북두칠성도서관을 취재하면서 느낀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의 입체성과 운영의 역동성이었다. 이 도서관만의 독특하고 다정한 분류체계는 그런 입체성과 역동성을 모두 담았다. 열람실에 놓인 검색용 컴퓨터를 보니, 이 도서관 분류체계는 다음과 같은 순서다. A 문학 B 예술 C 기술과학 D 종교 E 언어 F 자연과학 G 유아 H 아동 I 사회과학 J 철학 K 역사여행 L 해외(원서) 그리고 테마서가가 있다. 문학·예술이 맨 앞에 오고 기술과학이 세 번째인 점에 눈길이 갔다. 현재 일반도서와 아동도서를 합쳐 약 2만 권이 이 도서관에 있다. “여기 ‘테마서가’를 한 번 보시겠어요?” 정선희 이사가 안내했다. 오래 구상하고 준비했다는 테마서가는 공간과 구성 모두 인상 깊었다.

전문가 6인에게 분야별로 ‘자신들이 좋아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추천하는 책’을 500~600권씩 선정해 달라고 의뢰했다. 인문교양(김미향 작가) 교육(김경집 교수)심리(정선영 교수) 에코(이윤숙 에코페미니스트) 젠더수업(정희진 박사) 모험(이다혜 작가)이 있고 여기에 문학 영역이 높은 비중으로 가세해, 북두칠성의 별 일곱 개처럼 7개 부문 약 4000여 권을 ‘사람이 책 속에 폭 빠지는’ 느낌을 주는 복층 서가에 꽂아두었다. 책들은 싱싱하게 살아 있는 느낌을 줬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테마서가 내부로 들어가면 책 속에 폭 안기는 느낌을 받는다.
이주미 팀장은 “단골 이용자도 꽤 있고 ‘명소’로 소문이 점점 나면서 호기심에 찾아오는 분도 많다.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사이에 있다 보니 캐리어를 끌고 찾아오는 외국인 여행객부터 가족 단위 이용자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집계해 보니 현재는 주말에 약 300명, 주중에는 80~100명 정도 방문한다”고 그는 알려줬다. 디자이너 출신인 정선희 이사가 인테리어를 맡은 업체와 교감하면서 도서관 공간을 단조로운 평면이 아닌 입체감이 풍성하게 느껴지도록 가꾼 점도 큰 특징이다.

더 크고 선명한 장점은 역동성 넘치는 운영이었다. 북두칠성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도담도담 아카데미는 참여한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대기하는 이가 많아 강좌에 무단결석하면 다음번 신청에 제약을 줄 정도로 자리 잡았다. 또 전국의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를 초청해 한 달에 한 번 도서관 내 아트홀에서 펼치는 해질녘 콘서트와 성인을 대상으로하는 싱글 남녀 연애 이야기는 부산 시민의 관심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북두칠성도서관은 협성문화재단이 운영한다. 2010년 발족해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문화·교양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협성문화재단의 ‘물리적 거점’ 구실을 북두칠성도서관이 맡게 되면서 도서관의 활력이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였다. 협성독서왕 독후감 공모를 비롯해 ▷시민을 저자로 만들어 주는 NEW BOOK 프로젝트 ▷주니어 북튜버 콘테스트 ▷장학사업 ▷마음사랑캠프 ▷드림 trip 등의 다채로운 재단 사업이 도서관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특히 협성문화재단의 장학사업이 눈길을 끌었다. 재단은 부산·울산·경남 대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전국 건설 근로자 자녀를 장학생으로 뽑아 지원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을 오래 해오고 있다. ‘드립 trip’이라고, 통일·평화·시민 등 주제를 청년들이 함께 공부하면서 해외 탐방을 떠나는 프로그램도 알차 보였다. 정선희 이사는 청년들이 “배우고 취향을 가꾸면서 시민으로 어엿하게 성장하는 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기업 이윤 사회 환원의 가치와 효력에 관해 말해두지 않을 수 없다. 총자산 1조 규모의 중진 기업인 부산의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회장은 2010년 협성문화재단을 만들었다. 그가 출연한 100억 원으로 출발한 이 재단은 현재 기금이 800억 원 규모로 커졌고, 2021년 북두칠성도서관을 열었다. 북두칠성도서관 홈페이지에 정철원 회장은 이렇게 밝혔다. “거제의 바닷가 출신인 나는 상고를 나와 일찍이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대학 대신 사업을 택한 나는 수많은 책을 읽으며 삶의 방향과 사업의 지혜를 얻었다. 내겐 책이 대학이었다. 책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철원 회장의 딸로, 협성문화재단과 북두칠성도서관 운영을 이끄는 정선희 이사는 이날 ‘좋은 시민 좋은 문화’라는 표현을 여러 번 했다. 기업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의 효용을 거듭 생각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7. 7‘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7. 7[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8. 8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