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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유머, 뭘 해도 되는 만화 같은 캐릭터라 좋았다”

영화 ‘킬링 로맨스’ 이선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4-19 19:43:3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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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파스타’ 연기호흡 이하늬
- 13년 만에 만나 즐기면서 촬영
- 섬나라 재벌과 은퇴 톱스타 만남
- 코믹 장르 특성상 과장되게 연기
-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경험

많은 사람이 인생 드라마라고 말하는 ‘나의 아저씨’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기생충’의 이선균은 이제 잊어도 좋다. 최근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독특한 병맛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개봉 14일)의 이선균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영화 ‘킬링 로맨스’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남태평양 콸라섬으로 입국한 여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재벌 조나단 역의 이선균.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독특해서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찍을까 궁금했지만 도대체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서 부정적인 생각이 컸다”고 말할 정도로 ‘킬링 로맨스’는 새롭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한 멀티 장르 영화다. 이야기도 기존의 영화와는 궤를 달리한다.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자신의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선균은 여래를 향한 마음이 집착으로 변해 가면서 끊임없이 구속하는 조나단 역을 맡아 여래를 연기한 이하늬와 코믹하면서도 달콤살벌한 커플을 연기했다.

이선균은 2020년 미국 LA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후 뒤풀이 파티에 온 이하늬와 ‘킬링 로맨스’ 출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늬가 긍정적으로 거의 할 것처럼 얘기하더라.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여배우가 모든 걸 다 던지고 코미디를 한다고 하니 믿음이 생기면서 재미있는 현장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그는 열린 마음으로 연출에 임한 이원석 감독과 열정적인 배우 이하늬를 믿고 ‘킬링 로맨스’에 올라탔다.

영화 ‘킬링 로맨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서는 무척 즐거운 촬영이 이어졌다. 우선 외형적으로 코믹한 자기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이선균은 “조나단의 헤어를 위해 이것저것 많이 해봤다. 서너 시간이 걸려 머리를 붙여서 뒷머리를 길게 했는데, 마치 존 윅 같다고 하더라. 수염도 진짜 수염을 붙이려고 했는데 만화 같은 캐릭터라 가짜 수염을 소품처럼 활용하자고 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는 감독, 배우들 사이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편안하게 오갔고, 장르적 특성상 좀 과장된 연기를 펼쳐야 했기 때문에 마치 놀이하듯 현장을 즐겼다. “불가마 장면이나 후반부 홈쇼핑 장면은 원래 다른 장면이었는데 아이디어를 통해 바뀐 것이다. 물론 호불호가 있겠지만 좋은 시퀀스가 나온 것 같다. 초반에 15~20분 당황스러운 캐릭터와 뜬금없는 신의 전개를 오픈 마인드와 긍정 마인드로 보시면 끝까지 재미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대로 ‘킬링 로맨스’가 논리적인 연결이나 개연성이 중요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재치 있는 B급 유머와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에 몸을 맡기면 즐거운 ‘킬링 타임’을 할 수 있겠다.

드라마 ‘파스타’ 이후 13년 만에 재회한 이하늬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이선균은 “‘파스타’ 때는 둘이 만나는 신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당시 하늬는 드라마를 한 지 얼마 안 됐을 땐데 매우 열심히 하고 잘해서 ‘시간이 지나면 큰 배우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하늬는 제 예상보다 훨씬 더 훌륭한 배우가 됐다”며 “이번에 하늬는 촬영장 분위기를 너무 잘 잡아줬다. 연기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좋은 에너지로 중심을 딱 잡아줬다”고 거듭거듭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이선균은 실험적인 영화에 코미디 연기로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촬영이 무척 즐거웠다. 장르별로, 역할별로 뭘 하느냐에 따라서 촬영 현장에서의 제 태도가 많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심하게 메소드 연기로 간다는 건 아니지만 조나단은 뭘 해도 되는 캐릭터였다는 점에서 재미있었다. 오로지 캐릭터만 생각하고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과감해지기도 하고 자유로웠다”고 조나단을 연기한 경험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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