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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서부산 선물 같은 역세권 도서관…‘부산 사랑’ 빼곡히 꽂혔네

그 도서관에 가보셨어요 <2> 부산도서관 부산애(愛)뜰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조성우 박수빈 수습기자
  •  |   입력 : 2023-03-01 19:17:48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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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철도 2호선 덕포역 바로 코앞
- 접근성 좋은 대표 공공 문화시설
- 행정 분야부터 학술·해양 자료까지
- 부산 관련 책만 모아놓은 방 ‘호평’

- 평생 향토사학 연구 주영택 원장
- 70년 모은 도서·지도 1400점 기증
- 내달 31일까지 전시… 30일 강연도

- 1층 꿈뜨락 어린이실 넓고 쾌적
- 예술특화도서 코너 귀한 책들 눈길

‘부산애(愛)뜰’에 관해 첫 제보를 해준 사람은 임재식 유유자적여행자클럽 회장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여름 ‘땅 이름 여행-부산 지명 순례기’라는 단단하고 살뜰한 책을 냈다. 그해 7월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자료는 어디서 주로 구했으며 집필은 어디서 했는지 묻자 임 회장이 답했다.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사상구 덕포동에 새로 생긴 부산도서관에 가면 부산에 관한 책만 모아 놓은 방이 있어요. 나는 그 방에 자주 가서 실컷 자료를 찾고 글도 썼지요. 내 작업실과 부산도서관을 오가며 작업하니 집중이 잘 되고 효율도 올라가더군요.”

부산도서관은 2020년 11월 개관했다. 부산 ‘대표 도서관’으로 기능하는 최신 대형 공공 도서관이다. 도시철도 2호선 덕포역 바로 곁에 자리해 접근성이 아주 좋다. 놀랍게도(!) 이 도서관은 평지에 있다. 부산의 공공 문화시설이나 교육기관 다수가 높은 곳이나 외진 장소로 밀려나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놀랍게도’라는 표현은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문화 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모자란다는 평가를 받아온 서부산이다. 바로 이 부산도서관 3층에 부산애(愛)뜰이 있다. 임 회장이 말한 ‘부산에 관한 책만 모아 놓은 방’이다.

■ 놀라운 입지

일요일이던 지난달 19일 찾은 부산도서관 열람실 모습. 남녀노소 다양한 시민으로 도서관은 북적댔다. 평일에 다시 가보았을 때도 이런 모습은 비슷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부산애(愛)뜰에 관한 호평은 꾸준히 들려왔다. 문학인, 향토사학자를 비롯해 부산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서 좋은 반응이 왔다.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서점인 영광도서에 부산의 책 코너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많은 시민에게 부산 관련 자료와 행정자료를 한데 모아 놓은 방이 낯설고도 반가웠던 모양이다.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진선혜 씨가 떠올랐다. 페이스북에서 ‘신가오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진 해설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부산을 공부해 왔다. 그에게 전화해 부산도서관의 부산애(愛)뜰을 아는지 물었는데, 강물처럼 유장하게 답변이 흘러나왔다. 과연 부산의 문화관광해설사였다. “부산도서관의 입지부터 말해야 해요. 도시철도 2호선 덕포역 바로 곁 평지라는 점이 부산 시민과 인근 주민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죠. 이렇게 접근성이 좋은 공공도서관이 부산에 또 있을까 싶어요. 시니어 세대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데, 이들 어르신 세대가 학교 다닐 땐 책 열심히 봤지만 한창 사회생활 할 땐 바빠서 책을 멀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장 보러 나온 길에 도서관 들러 책 빌려 가는 분들도 봤고요. 이 도서관은 최신 시스템을 갖췄고 옥상 공원에 가면 저 멀리 낙동강도 보여요.”

■ 오는 30일 주영택 원장 강연

주영택(오른쪽)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과 진선혜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가 주 원장 기증자료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신가오리, 아니 진 해설사는 이렇게 바탕을 다져놓고, 부산애(愛)뜰에 관한 ‘해설’로 넘어갔다. “해설사로 활동하다 보니 부산의 요소요소 구석구석 많이 답사합니다. 그런 답사를 위한 필수품이자 가장 중요한 동반자가 부산에 관한 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산도서관의 부산애(愛)뜰에 자주 오게 됐죠.” 그는 감천문화마을과 원도심 등지를 거쳐 지금은 영도구 태종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한다.

“조선 시대 동래부사 정현덕이 쓴 한글 가사 ‘봉래별곡’ 속에 영도와 태종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 관한 연구논문을 저는 아주 손쉽게 찾았죠. 부산애(愛)뜰에는 부산 관련 연구학술지 ‘부산항도’ 모든 호가 비치돼 있거든요. 그 속에 ‘봉래별곡’ 연구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귀한 구술자료부터 상세한 부산 연구 성과까지 풍부하게 실려 있습니다.”

진 해설사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부산도서관의 부산애(愛)뜰에 갔던 지난달 19일, 현장에서 주영택(85)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드렸더니 “오는 3월 30일 오전 10시 부산도서관 지하1층 혜윰마당에서 할 예정인 ‘주영택 원장의 75년 부산학 연구와 저서에 대한 이야기’ 시민 강연을 준비하려고 왔다가 조봉권 기자가 취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만나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하며 반겨주었다.

■ “부산 도서 기증 중요”

2층 책마루 열람실에서 만난 지역 서점 추천 도서 진열대.
평생 부산을 공부한 원로 향토사학자 주 원장에게 부산애(愛)뜰은 어떤 뜰로 다가올까? “지난해 2월 지인이 부산애(愛)뜰에 왔다가 ‘해운대 역사와 문화를 만나다’를 비롯해 제가 쓴 책이 비치된 모습을 보고 알려주더군요. 그렇게 인연이 맺어져 70여 년 모은 도서·지도 1400여 점을 지난 1월 부산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지난 1월 1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주영택 원장 기증 자료 전시회도 열어주는 군요. 오는 30일 강연도 그 연장선입니다. 나는 그사이 부산애(愛)뜰에 18번 왔지요.”

주 원장은 “이제는 부산학 연구하는 사람은 부산도서관에 오게 돼 있다. 부산을 사랑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김용권 부산애(愛)뜰 사서는 “부산을 담은 장서 약 1만 1000권을 소장했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고 본다. 우리는 부산 관련 도서를 기증받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관심을 바랐다. 물론, 여기서 기증이란 ‘부산 관련 책’을 말한다.

부산행정·부산기관·부산학술·해양 등으로 부산애(愛)뜰 서가는 나뉘어 있다. 부산연구원·부산국제영화제·부산문화회관·부산여성가족개발원 등의 분류도 있다. 부산 작가의 서재, 부산의 역사 문화, 문우당서점 추천도서, 연속간행물, 신착 도서 코너에서도 부산이 넘실댄다.

■ 도서관 전체 견학하고 ‘깜짝’

24시간 돌아가는 도서 자동 분류운송반납기.
부산애(愛)뜰이 갖는 의미를 잘 파악하려면, 부산 대표 도서관이라는 부산도서관 자체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지난달 박수빈 조성우 수습기자가 부산애(愛)뜰을 방문해 기초 취재를 해주었고, 같은 달 19일 주영택 원장과 진선혜 부산관광문화해설사를 현장에서 인터뷰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정식으로 견학을 신청한 뒤 견학 담당 김영옥 사서와 함께 부산도서관 전체를 둘러보았다.

꽤 훌륭한 도서관이라는 인상을 짙게 받았다. 놀랍기도 했다. 예컨대 독일에서 들여와서 도서관 전체에 설치한 도서자동분류운송반납기를 보자. 부산도서관 건물 바깥에 설치된 반납함에 하루 24시간 언제든 시민이 반납 도서를 넣으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돌아간다. 반납 도서는 운송기를 따라 그 큰 건물 구석구석을 여행한 뒤 자기가 꽂여야 할 서가로 돌아간다.

1층 꿈뜨락 어린이실은 굉장했다. 넓고 쾌적하고 책이 많아 이곳을 다닌 어린이는 ‘존중받는 느낌’을 일찍 경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층 책마루 열람실에서는 부산 서점의 북 큐레이션을 만날 수 있었다.

3층에는 예술특화도서 코너가 있는데, 탐스럽고 귀한 책이 눈길을 잡는다. 디지털 존에서는 컴퓨터와 영상을 이용할 수 있고, 강당·소극장·갤러리·점자도서관·책동아리 모임방·특화도서관·외국도서코너 등이 이용자 친화형으로 잘 배치됐다. 그 한가운데 부산애(愛)뜰도 연꽃처럼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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