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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돌멩이 하나가 이 구멍 뚫었다고? 8000만 년 세월이 빚어낸 깜짝 작품들

이기대로 떠난 지구 시간여행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10-26 19:24:24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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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도시 전체가 국가지질공원
- 12곳 명소 체험 프로그램 운영
- 이기대 해식동굴·구리광산 형성
- 공룡발자국 닮은 돌개구멍 눈길
- 화산분출로 생긴 퇴적암층 장관

부산은 2013년 국내 유일의 도시형 국가지질공원(National Geopark)으로 지정됐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인증한 공원이다.

부산 국가지질공원에는 낙동강하구 몰운대 두송반도 송도반도 두도 태종대 오륙도 이기대 장산 금정산 구상반려암 백양산 등 12개 지질명소가 있다. 이곳에는 지질공원 해설사 23명이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질공원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과학영역 영재교육반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이기대 지질탐방로 일대로 지구시간 여행을 떠났다. 이기대에선 약 80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용암과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다양한 화산암, 해식동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건너편 해운대 도심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이기대 해안가에서 흔히 관찰되는 마린 포트홀을 관찰하는 학생들. 김미희 기자
■해양 돌개구멍 등 지질탐방 코스

“바위의 구멍이 보이나요. 공룡 발자국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것은 마린 포트홀(해양 돌개구멍)이라고 불러요.”

윤미애 지질공원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학생들이 군데군데 흩어져 마린 포트홀을 자세히 살펴봤다. 이기대 해안가에서 흔히 관찰되는 마린 포트홀은 바위의 빈틈에 들어간 자갈이나 모래가 파도나 조류에 의해 회전하면서 서서히 바위를 마모시켜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다. 지름 1m 정도 크기의 구멍 안에는 바닷물이 가득 차 있었다. 김노아(동백초 5) 군은 마린 포트홀을 손으로 가리키며 “바닷물이 증발해 소금이 된 모습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구리광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리광산은 마그마와 물이 만든 일종의 구리 창고다. 마그마가 식어서 여러 광물 성분이 굳은 뒤 남은 뜨거운 물에는 많은 유용광물이 녹아있는데 이를 ‘열수’라고 부른다. 이 열수가 주변의 안산암질 화산각력암의 틈을 따라 위로 올라오면서 그 속에 녹아 있던 구리(황동석) 등이 침전된 혈관 형태의 ‘광상(유용광물이 국부적으로 집합해 채굴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이기대 일대에 구리광산이 존재했다. 이곳은 광산의 여러 갱도 중 하나가 있었던 곳으로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다. 당시 구리광산에서 순도 99.9%의 황동이 많이 생산됐다.

학생들이 가장 기대하던 코스는 동굴 체험. 인근에는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이 자리 잡고 있다. 해식동굴은 바닷가에 있는 가파른 해안절벽의 약한 부분이나 틈을 오랜 시간동안 파도가 깎아 만들어진다. 육지에 드러나 있는 이기대의 해식동굴은 과거에 해안절벽이 바다에 잠겨 있을 때 파도에 의해 침식돼 만들어진 후 땅이 솟아오르면서(융기) 육지에 노출된 것이다. 이기대의 해식동굴은 지각 융기의 증거가 된다. 하지만 부푼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동굴 입구가 태풍 영향으로 떠밀려온 대형 쓰레기들로 막혀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대현(해동초 5) 군은 “해안가와 제법 떨어진 해저 동굴 앞까지 쓰레기가 밀려오다니 놀랍다. 인간으로 인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다시 깨달았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암석 카펫 위를 걷는듯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 입구.
이번엔 길게 깔아놓은 카펫 위를 걷는 듯한 ‘함각섬석 암맥’이 눈 앞에 펼쳐졌다. 밝은 암석 사이로 어두운 녹색의 암석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기대 해안에서는 암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암맥에는 어두운색을 띄는 광물 중 하나인 각섬석이 큰 결정으로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암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하에서 상승하는 마그마는 얇은 판의 형태로 암석의 틈새를 채우게 되고, 이것이 굳으면 판상의 암맥이 된다. 암맥은 마그마의 성분에 따라 어두운색의 현무암질, 중간색인 안산암질, 밝은색의 유문암질로 구분한다.

이밖에 이기대 지질 탐방로에는 백악기 말 폭발적인 화산분출에 의해 쌓인 안산암질 화산각력암을 흔히 볼 수 있다. 폭발적인 화산활동 이후 잠잠해진 시기에 화산재가 섞인 퇴적물들이 층층이 쌓여 형성된 퇴적암층(응회질 퇴적암층)도 장관이다. 일광초 이우경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 교과서에서만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체험해볼 수 있어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 보존활동 펼치며 교육·관광·연구…‘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도전장

- 내년 4월 인증 여부 발표

부산시는 국가지질공원에 이어 지질 자원을 교육과 관광, 연구와 결합해 보전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 인증에 도전장을 냈다.
부산 국가지질공원 중 한 곳인 남구 이기대 지질탐방로에서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과학영역 영재교육반 5학년 학생들이 광물 모형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9월 부산 국가지질공원을 포함해 시 전역 805.2㎢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유네스코가 현장 실사를 진행했고, 오는 12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46개국 177개 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국내에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 한탄강 등 4곳이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3대 자연환경 보전 제도(▷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 세계지질공원) 중 하나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생태·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지역 보전 ▷연구·교육 활용 ▷지질관광 등을 운영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에 부산이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성공한다면 광역 대도시 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한 좋은 사례가 될 뿐만 아니라 오는 2024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와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 시는 다음 달 27일까지 부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기원하는 플로깅(조깅·산책하며 쓰레기 줍기) 행사를 진행한다.

낙동강 하구와 몰운대 오륙도 금정산을 비롯한 부산지질공원 12곳 등 시내 곳곳에서 플로깅 활동을 한 뒤 사진과 함께 일시 장소를 적어 소셜미디어(SNS)에 필수 해시태그(#부산지질공원, #쓰담달리기, #부산지오파크)와 함께 올리면 된다.

인스타그램 ‘부산언니’에서 참여 확인서를 작성하면 선착순 300명에게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

◇ 부산 지질공원 개요 

구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추진 중)

국가지질공원

인증

2023년 4월 인증 목표

2013년 12월 6일

위치

부산 전역

14개 구·군
(동·수영구 제외)

지질명소

20개소

12개소

면적

805.2㎢ (육상 779.048㎢ 해상 26.152㎢)

296.98㎢
(육상 287.88㎢ 
해상 9.10㎢)

인증현황

46개국 177개

13개

보호수준

행위 제한 거의 없음

 

자격유지

4년마다 재인증

 


◇ 부산국가지질공원 주요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대상

주요 내용

장소

일정 

지질공원해설사와 떠나는 지구시간여행!

초중고교생 및 일반인

지질공원 방문을 통한 방문 통한 지질탐방로 현장교육

낙동강하구 태종대 이기대 구상반려암 금정산 장산(예정)

연중

지질명소 환경정비 활동

중고등학생 및 일반인

지질명소 환경정비를 통한 지질탐방로 현장교육

몰운대 송도반도
이기대

혹서기(7-8월), 혹한기(12-1월) 제외

찾아가는 지질공원 지오(GEO)스쿨

초중고교생

학교방문 및 자유학기제 진로체험활동 현장학습 등

신청학교 및 교육가능 지질명소

학기 중

특별체험 프로그램

유아~초등생, 학부모

화석이론 등 이론교육·화석 및 퇴적암 만들기 등 체험형 교육(예정)

부산국가지질공원 안내센터(예정)

방학 중 한시적 운영예정

※자료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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