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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속편 영화 전성시대’의 명암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7-13 19:28:2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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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는 ‘1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속설이 있다. 속편은 전편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욕심 때문에, 혹은 반대로 전편의 후광만 기대하기 때문에 대체로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컷.
하지만 그 말도 이젠 옛말이 되는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던 제작사들이 이제 속편에 더욱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형보다 나은 아우들을 많이 제작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또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의 관람 수준도 청출어람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올해 흥행한 영화들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박스오피스 1, 2, 3위를 차지한 ‘범죄도시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탑건: 매버릭’을 비롯해 10위권 안의 영화들 중 9위의 ‘브로커’를 제외한 9편이 속편이거나 시리즈 영화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탑건: 매버릭’, ‘닥터 스트레인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등 속편이 1, 2, 3위를 차지했으며, 8위의 ‘언차티드’를 제외하면 10위 안의 영화가 모두 속편이거나 시리즈물이다. 소위 ‘속편 영화 전성시대’라고 해도 될 만한 흐름이다.

이처럼 속편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흥행이 되는 이유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최근 영화 제작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팬데믹 이후 흥행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창작 영화보다는 흥행에 성공한 작품의 속편을 제작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도 영화관 나들이가 급격히 줄어든 요즘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미 재미있게 본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야기의 연속성을 지니고 있는 속편에 눈길이 먼저 가게 되는 것이다. ‘범죄도시2’의 경우 마동석이 연기한 괴물형사 마석도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며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영화를 기록한 것이 그 예다.

팬데믹 시대에 어떤 영화든 관객이 보러 오면 다행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우려되는 대목도 있다. 창작자들의 의욕 저하와 영화의 다양성 문제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시도도 줄어들게 되면서 창작자들은 안전한 이야기만 쓰게 될 것이고,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의 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속편 전성시대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기록한 ‘명량’의 속편 ‘한산: 용의 출현’이 오는 27일 개봉하고, 마블 영화 ‘블랙 팬서’의 후속작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11월, ‘아바타’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이 12월 개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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