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만3057㎡ 규모 유럽풍 시설
- 농로 정비해 1㎞ 산책로 조성
- 강아지 공중화장실·요람 갖춰
- 리드줄 필수 … 반려인도 힐링
‘토도도도도’.
반려인들은 안다는 마성의 강아지 발소리다. 지난달 29일 기장 장안읍 ‘장안숲:므로’(이하 장안숲)의 카페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이 귀여운 발소리가 청각을 기분 좋게 자극했다. 카페 밖 운동장에선 반려인이 던진 공을 물어오기 바쁜 강아지와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도록 이리저리 맘껏 뛰노는 강아지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만큼 답답한 시간을 보냈을 강아지들이 모처럼 신나게 뛰노는 모습이 무척 평화롭다. 반려인과 강아지 모두 도심을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 |  |
| ‘장안숲:므로’ 강아지 운동장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이 공놀이에 한창이다. 총면적 3만3057㎡ 규모의 장안숲에는 강아지를 위한 운동장과 산책길, 반려인을 위한 카페 등이 마련돼 함께 추억을 남기기 좋다. |
■반려인·반려견 함께 힐링
장안숲은 지난달 15일 문을 연 애견카페 겸 운동장이다. 총면적 3만3057㎡(약 1만 평) 규모로 강아지를 위한 운동장, 둘레길, 스파시설 등이 마련됐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럽의 작은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럽다. 장안숲 조창욱 대표는 “반려견 문화가 이미 익숙한 유럽처럼 이곳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이 편안한 휴식을 취하도록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곳 부지는 본래 조 대표의 부모님이 30년 전 농장을 하려고 매입한 것이다. 소나무와 벚나무 등 다양한 나무도 심었다. 그런데 건강상 이유로 농장 운영이 힘들어졌고 부지는 방치됐다. 중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했던 조 대표는 은퇴 후 귀국해 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부지의 활용 방안을 고민했다.
그는 부모님이 조성한 장안숲 입구 벚나무 길과 폭 2m의 농로에 주목했다. 인위적인 조성을 최소화하고 자연경관을 최대한 보존한 애견 운동장이 떠올랐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도성민 총감독도 힘을 보탰다.
■댕댕이 둘레길·전용 화장실도
| |  |
| 사진 위부터 강아지 전용 그네, 공중화장실, 스파 내부. |
농로를 정비해 강아지를 위한 총길이 1㎞의 ‘댕댕이 둘레길’을 만들었다.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강아지가 무리하지 않는 수준인 데다 반려인도 함께 산책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산책로 끝부분에 짧게 이어지는 오르막은 경사가 꽤 가팔라 ‘댕댕이 깔딱고개’로 명명했다.
오르막을 지나 송골송골 땀이 맺힐 즈음 ‘바람의 언덕’이 나타난다. 작은 언덕에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있고 그사이 나무 벤치와 테이블이 놓였다. 이곳이 왜 ‘바람의 언덕’인지는 벤치에 앉으면 이유를 알게 된다. 소나무 그늘 사이로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조금 전 둘레길을 걸을 때와는 사뭇 다른 온도다.
도 감독은 “정비 기간에도 이곳에만 오면 늘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이름도 바람의 언덕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을 여름 명당자리로 지목했다.
한쪽 다리를 들고 기둥에 영역 표시(마킹) 중인 익살스러운 강아지 모형을 지나치자 도 감독이 “강아지 전용 공중화장실”이라고 알려줬다. 개념이 생소했다. 강아지들은 나무나 전봇대 등을 지날 때면 배변 활동을 통해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기록하는 본능적인 동작을 한다. 다른 강아지의 냄새를 맡고 다시 영역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나무 주위에 악취가 날 뿐만 아니라 소변의 성분이 나무의 건강을 해치기 쉽다. 강아지 공중화장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총 5곳에 설치됐다. 공중화장실은 특허받은 약품을 기둥에 넣어 강아지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뿐더러 악취 발생을 막아준다. 소변으로부터 나무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장안숲을 이용하는 강아지는 매너벨트와 리드줄을 착용해야 한다. 실내에는 강아지 전용 요람도 있다. 반려인이 음료를 주문할 때나 화장실 갈 때 강아지 혼자 남겨지는 걸 막아준다. 인근에 식당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컵밥 형태의 식사도 판매한다. 15㎏ 이하 입장 가능, 마리당 평일 5000원, 주말 6000원.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