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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년 역사 독일 브루어리, 부산서 매장 열고 인기몰이

해운대 송정 ‘툼브로이’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2-24 19:36:54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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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연말 오픈한 수제맥주집
- 유서깊은 가문 출신 대표가 운영
- 매장 양조장서 1만ℓ 직접 제조

- 전통 비법과 한국 입맛 조화시켜
- 헬레스·로겐·IPA 등 6종류 선봬

- 현지 가정집 재현한 인테리어
- 이국적 음식 등 여행 온 느낌 줘

최근 맥주 덕후 사이에서 ‘툼브로이’(송정동) 인기가 심상치 않다. 툼브로이는 지난해 12월 24일 동해선 오시리아역 근처에 자리 잡은 수제맥주 브루어리다. 이곳은 맥덕들에게 ‘기본기 넘치는 맥주 맛’이란 극찬을 받으며 오픈 두 달여 만에 지역 힙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부산에서는 이제 갓 두 달이 넘은 신생 업체지만, 사실 툼브로이는 1690년 독일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송정 툼브로이 대표인 안드레아스 마인트의 가문이 1907년 인수한 유서 깊은 브루어리다. 지금도 독일 남부지역 뮐도르프(바이에른주)에 가면 ‘현지 툼브로이’가 운영 중이다.
   
툼브로이 안드레아스 마인트 오너브루어가 2층 탭룸에서 맥주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층 탭룹 안쪽에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양조장을 훤히 볼 수 있다. 김미주 기자
안드레아스 대표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부산에 정착하면서 툼브로이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가문에서 대를 이어 전해진 레시피를 토대로 부산에 독일 맥주와 음식, 문화를 알린다. 덕분에 독일 여행을 가지 않고도 부산에서 독일 남부지역 정통 맥주와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부산에서도 ‘옥토버페스트(매년 10월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펼쳐지는 정통맥주 축제)’를 상시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일 맥주+트렌드 조화

   
독일 정통 맥주와 맥주 트렌드를 반영한 툼브로이 맥주 샘플러 6종. 김미주 기자
툼브로이 양조장에는 총 1만 ℓ의 맥주를 양조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졌다. 양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드레아스 혼자서 진행한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양조문화를 접했다 하더라도, 1만 ℓ 맥주의 맛과 품질을 혼자 관리하는 건 고도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영역이다. 맛이 변하기 쉬운 수제맥주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안드레아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맥주 맛과 품질 유지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그는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바이스’(밀맥주)를 좋아한다면, 1년 중 어느 때 툼브로이를 찾아도 맛있는 바이스를 맛볼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맥주는 체코 ‘국민 맥주’ 필스너의 독일 버전인 ‘헬레스’(페일라거), 독일 효모 연구소에서 공수한 액상 효모를 넣은 ‘바이스’, 안드레아스의 애착으로 탄생한 ‘로겐’(호밀맥주), 한국인 입맛에 맞도록 약간의 변형을 준 ‘IPA(인디아페일에일)’, 묵직하고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둔켈’(다크라거), 흑맥주만의 짙은 향과 옅은 달콤함이 함께 느껴지는 ‘스타우트’ 등 6가지를 맛볼 수 있다.

이 중 ‘로겐’은 시중에서 보기 드문 맥주라 눈길이 갔다. 안드레아스는 “호밀맥주는 독일 맥주 중에서도 만들기 까다롭다. 호밀의 풍부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고객 입맛의 다양화를 위해 크래프트 맥주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IPA도 특유의 강한 쓴맛을 조금 줄여 선보인다. 안드레아스는 “추후 시즌별로 메뉴 구성을 달리해 다양성을 줄 계획이다. 정통 독일맥주와 맥주 트렌드의 적절한 조화를 찾아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가정집 온 듯한 탭룸

   
안드레아스의 가문이 과거 독일 옥토버페스트(맥주축제) 퍼레이드에 참가한 당시 찍은 사진. 툼브로이 제공
노란색 외관이 돋보이는 툼브로이는 양조장과 매장이 함께 있다. 높은 층고의 양조장 바로 옆에 탭룸(매장)이 붙어있다. 탭룸의 1층과 2층은 각각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1층은 독일 현지에서 운영 중인 툼브로이의 매장을 참고해 인테리어했고, 2층은 안드레아스의 독일 집 거실을 본떴다. 그래서 1층에 들어서면 독일 현지 맥주 펍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2층은 독일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아늑한 느낌을 각각 받는다. 특히 2층 맨 안쪽 좌석은 마주한 유리창 너머로 양조장이 훤히 내다보이는 ‘명당’ 자리다. 맥주를 마시며 실시간 양조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는데 양조사에게는 자칫 부담스러운 인테리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안드레아스는 “고객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위생 상태 등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툼브로이의 ‘툼’은 독일어로 탑이란 뜻이다. 양조장 로고에 새겨진 탑은 현지 툼브로이가 있는 독일 뮐도르프의 랜드마크다. 탭룹 책장에는 안드레아스가 공부한 맥주 관련 독일 서적이나 관련 자료, 안드레아스 가문이 과거 툼브로이를 운영하며 옥토버페스트 퍼레이드에 참여한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은 독일을 여행한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하고, 독일인은 고향에 온 듯한 향수를 느낀다고 한다.

여기에 안드레아스가 직접 만든 독일 음식인 슈니첼(연한 고기에 밀가루 빵가루 달걀 등을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 수제 소시지와 커리소스로 만든 커리어부스트 등도 안 먹으면 섭섭한 메뉴들이다. 또 여느 독일의 펍처럼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하기 좋도록, 아이들을 위한 유아 의자와 색칠 놀이도 마련됐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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