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육원 나와 자립 꿈꾸는 소녀역
- 싱글맘의 베이비시터로 일하며
- 소외된 여성들 연대 그려내 울림
- “아기 장면서 눈물 … 이런 적 처음
- 편견 벗고 이성적 시선으로 보길”
스물한 살이라는 나이답지 않게 작품마다 깊이 있는 연기로 공감을 전하는 배우 김향기가 또 한 번 우리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민다. 지난 10일 개봉한 ‘아이’에서 보육원을 나온 뒤 자립하기 위해 당차게 세상을 살아가는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 종료 아동 아영 역을 맡은 것이다. ‘아이’는 아영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하는 두 여성의 연대를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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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이’에서 보육원을 나와 자립하기 위해 당차게 세상을 살아가는 보호종료아동 아영 역을 맡은 김향기. 그는 ‘우아한 거짓말’ ‘눈길’ ‘영주’ ‘증인’에 이어 사회적 약자 캐릭터를 연기하며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향기는 “대본을 보면서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영이가 하는 행동이나 말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읽혔다. 되짚어보니 아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김향기와 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저와 비슷한 것 같다”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공감을 표했다. 김향기는 그간 ‘우아한 거짓말’ ‘눈길’ ‘영주’ ‘증인’ 등에서 사회적 약자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중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번 ‘아이’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성격의 영화와 역할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역할도 매력적이지만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나 소소한 재미들이 제가 작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향기와 작업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연기한 인물들과 비슷한 성품을 지닌 따뜻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극 중 아영은 술집에서 일하는 영채의 생후 6개월 된 아기 혁이를 돌보게 된다. 쌍둥이 아기와 연기를 한 김향기는 “혁이 역할을 해준 지환, 지훈이 쌍둥이 친구가 연기를 잘해줬다. 촬영장에는 쌍둥이의 부모님이 와 계셨는데, 그분들이 아기를 돌보는 모습을 관찰했다. 대본 리딩을 할 때 처음 이 친구들을 안았는데 너무 떨렸다. 그런데 가만히 안고 얼굴을 보는데 아기 또한 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라. 그 눈을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졌다.” 말을 못 하는 아기와 눈을 맞추며 정서를 나눴기 때문일까? 김향기는 ‘아이’ 시사회 때 혁이 얼굴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눈물을 흘렸다. “제가 촬영한 작품을 보면서 그렇게 감정이 올라온 것은 처음이었다. 영화를 보다가 혁이 얼굴이 나오면 눈물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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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이’ |
‘아이’에서 소외와 무관심 속에서 힘든 삶을 이겨나가는 아영과 영채의 모습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치유를 전한다. 사회적 약자인 두 여성의 연대가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김향기는 ‘아이’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아영과 영채를 바라볼 때 어떤 편견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을 편견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순간, 감성적인 시선이 아니라 이성적인 시선으로 보고 도움을 줬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영화에 이런 작품이 많아지고 있어서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최근 여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 많아진 한국 영화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아역에서 시작해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배우로 성장한 김향기. 그는 이런 성장에 대해 “스스로 연기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부모님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시고, 친구들은 배우가 아니라 사람 김향기로 받아준다. 소중한 사람들과 연기하면서 배우는 부분도 많고, 저를 다질 수 있게 해주는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다. 이 모든 것이 연기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배우로 성장할 김향기가 아닌가 싶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