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마다 전혀 다른 색깔 선봬
- 소시오패스·모성애 동시 열연
- 바이올린 연주 4시간 강행군
- 필모그래피 쌓일수록 무한열정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를 두고 ‘팔색조’라는 표현을 한다. 최근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붉은 달 푸른 해’ ‘이몽’에 연이어 출연해 각 작품마다 전혀 다른 색깔의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남규리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게다가 지난달 22일 종영한 ‘카이로스’에서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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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절한 모성애를 지닌 엄마부터 피도 눈물도 없는 소시오패스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남규리. 남규리 제공 |
‘카이로스’는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김서진(신성록)과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한애리(이세영)가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드라마다.
남규리는 김서진의 아내인 강현채 역을 맡아 소시오패스의 악랄한 면을 드러내면서도 남모를 어린 시절 가정사와 딸 다빈을 향한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줬다. 남규리는 “‘카이로스’의 현채는 ‘나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만난 작품이다. 처음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 등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인물이라 매력을 느꼈다”고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어 “기회의 신을 뜻하는 ‘카이로스’라는 단어가 제 배우 인생에 기회의 신이 함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며 한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해야 했던 부담감도 피력했다.
강현채의 소시오패스적인 행동은 겉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일 것 같은 여성이 벌이는 광기 어린 행동이기 때문에 반전처럼 느껴졌다. 그는 “현채의 광기에 어느 날은 쾌감을 느끼고, 어느 날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런 날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현채 역에 너무 빠져있어서 남규리로 돌아오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결국 응급실을 세 번이나 다녀왔고, 몸무게가 너무 많이 줄었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와는 반대로 잃어버린 딸 때문에 보여준 모성애는 무척 절실해 보였다. “그런 모습은 학습으로 될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낳은 나의 소중한 아이를 잃었다면 당연히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순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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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종영한 드라마 ‘카이로스’에서 강현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남규리. 오에이치스토리·블러썸스토리 제공 |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강현채의 직업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중에도 바이올린 연습을 꾸준히 했다. 이번에 바이올린을 처음 잡아본 남규리는 “박승우 감독님께선 도입부와 첫 번째 변주되는 곳까지만 흉내내달라고 했다. 다음은 대역을 쓰면 된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제 자신에게 떳떳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현채로 살기 위해서, 드라마를 위해서 클라이맥스와 엔딩까지 제가 직접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바이올린 선생님과 집에서 밤이든 낮이든 아침이든 틈만 나면 연습했던 것 같다”며 연기에 있어 완벽주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실제 바이올린 연주 장면은 무려 4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촬영 후에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엄지척’ 선물을 받았다. 배우로서 한 작품 한 작품 필모그래피를 쌓아갈수록 연기에 대한 무한 욕심과 열정을 보이고 있는 남규리는 “의도치 않게 최근 어두운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다. 이젠 좀 밝은 캐릭터, 인간적인 면모가 보이는 독특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인생 지향점”이라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도 좋은 연기로 대중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