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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가 제대로 삭혔다…코끝 찡한 그 맛 보면 홍어에 반할 걸?

안락동 ‘홍해’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9-09 19:37:0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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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분 살린 홍어회 씹을수록 탄력
- 울금 넣어 삶은 쫄깃한 돼지수육
- 김치·막걸리 곁들이면 삼합 완성

- 갓 튀긴 홍어전, 얼얼한 매운 맛
- 지느러미·코 부위 맛 가장 강렬
- 애탕 라면은 꼭 먹어봐야할 별미

홍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톡 쏘는 맛으로 호불호가 강하게 갈린다. 암모니아 향이 코를 뚫을 때의 맛과 느낌을 몸에 새겨 ‘홍어’ 소리만 들어도 침부터 ‘꿀꺽’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리서 냄새만 풍겨도 인상을 찌푸리고 피하는 사람이 있다. 가오릿과 바닷물고기를 삭힌 홍어는 발효음식처럼 유산균이 풍부해 위장 기능 강화에 특히 좋다. 본래 전남 흑산도에서 잡힌 걸 최고급으로 치지만, 어획량은 적고 수요는 많아 대부분이 수입이고 그중 아르헨티나산이 가장 많다. 얼마큼 알맞게 곰삭는지가 관건인데, ‘홍해’(부산 동래구 안락동)를 찾으면 맛과 식감을 살린 홍어를 즐길 수 있다.
   
코가 뚫리는 듯한 암모니아 향과 톡 쏘는 맛으로 호불호가 강한 홍어는 유산균이 많은 건강식이다. 알싸한 홍어에 고소한 수육과 새콤한 김치를 함께 먹는 ‘삼합’은 막걸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
■적당한 수분 유지해 탄성 살려

홍어회와 돼지고기 수육, 김치를 한 접시에 담아낸 ‘삼합’부터 등장했다. 은은하게 붉은 홍어회와 새빨간 김치, 노란 테두리의 수육이 색 대비를 이뤄 플레이팅이 근사하다. 홍해 송혜정 대표가 “수육의 노란 테두리는 울금을 넣고 삶았기 때문”이라고 궁금증을 먼저 풀어줬다.

홍어회는 주로 초장에 찍어 먹지만, 고춧가루를 볶은 양념을 따로 준비했다. 홍어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암모니아를 중화하는 게 ‘산’ 성분인데, 초장의 산 성분이 암모니아 맛을 눌러준다. 송 대표는 “암모니아 향을 덜 느끼려고 김치를 얹거나 초장을 듬뿍 찍어 먹는 건 개인의 기호이지만, 이곳에서는 홍어 본연의 맛을 발견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홍어회의 식감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뼈를 씹으면 뼛속에 잠들어 있던 암모니아가 퍼진다. 마니아들이 좋아한다는 ‘코끝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곳 홍어회는 적당히 탄탄한 뼈와 촉촉한 살이 특징이다. 송 대표는 “홍어를 오래 삭힐수록 수분이 증발해 퍽퍽하고 짠맛만 강해진다”며 “뼈와 살이 탄력을 잃지 않도록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육에 넣은 울금은 면역력 강화를 위해 송 대표가 고민한 결과다.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압을 낮춘다. 쫄깃한 수육은 쫀득한 다시마와 먹으면 별미다. 고소한 육즙의 수육과 알싸한 홍어, 매운맛이 적당한 김치를 김에 싸서 먹으면 막걸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삼합이 완성된다.

■홍어 끝판왕 ‘껍질찜’까지

   
홍어전.
갓 튀긴 ‘홍어전’과 ‘홍어 애탕’은 ‘홍어 마니아’가 즐겨 찾는 메뉴다. 송 대표는 “암모니아는 열을 가할수록 강해진다. 홍어회보다 강한 맛이 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홍어전은 무조건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뜻한 튀김은 한 입 베어 물자 강한 암모니아 향이 코끝까지 퍼졌다. 홍어회와는 차원이 다른 ‘강렬함’이다. 입안 가득 톡 쏘는 맛이 퍼졌다. 홍해에서는 홍어회를 먹으면 홍어 껍질을 삶은 ‘껍질찜’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대담하게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지느러미 부분을 집어 들었다. 고소한 첫맛으로 혀를 속이려는 찰나, 암모니아 향이 ‘폭발’했다. 톡 쏘는 맛이 강렬하다 못해 청양고추를 한꺼번에 여러 개 먹은 듯 맵고 얼얼했다. 코끝은 뻥 뚫린 지 오래고 정신이 번쩍 든 기분이다. 송 대표는 “홍어는 지느러미와 코 부위의 맛이 가장 세다”고 알려줬다.

   
홍어애탕.
애탕은 홍어 살과 뼈, 간, 내장, 배추 등을 넣고 끓였다. 게장처럼 녹진해 밥을 비벼 먹기에 좋다. 홍해에서 밥을 주문하는 고객들은 송 대표의 조언에 따라 홍어회를 얹은 ‘홍어 초밥’을 만들어 먹거나, 남은 애탕 국물에 밥을 비벼 볶음밥을 해 먹는다. 특히 애탕을 넣고 끓인 ‘애탕 라면’은 송 대표의 강력 추천 메뉴다.

6년째 홍해를 운영 중인 송 대표는 ‘홍어 마니아’다. 동네를 찾아다니며 홍어를 먹을 정도였다. 그는 “홍어는 냄새와 맛 때문에 거부감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 문턱만 넘으면 맛의 세계가 확장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은 홍어회를 활용한 요리 팁도 전했다. 송 대표는 “홍어회 한두 점을 냉동 보관했다가 된장찌개를 끓일 때 넣으면, 홍어 특유의 향과 맛은 사라지고 게장을 넣은 듯 국물이 고소해진다”고 귀띔했다. 첫째 주 일요일 휴무.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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