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음악가 등 34개국 90명 참여
- 현대미술관·40계단 등지서 전시
“비엔날레 기간 동안 부산은 문학·음악·시각예술 등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어우러져 도시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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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20부산비엔날레’ 기자회견에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전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020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인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와 지난 14일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으로 전시 계획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전체 작가 명단과 주요 작품, 그리고 전시의 축인 문집도 공개됐다. 문집과 전시도록은 15개국에 출간돼 부산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게 된다.
전시 참여작가는 34개국 90명으로 시각예술가 68명과 문필가 11명, 음악가 11명이다.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문학이 중심축을 이루고 미술과 음악이 살을 붙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감독은 “역주행하는 방법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보통은 시각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면 비평가들이 비평문을 작성한다. 이번에는 그 반대”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짧은 소설 열 편과 시 다섯 편을 수록한 문집에는 탐정·스릴러·공상과학·역사 등 다양한 장르와 혁명·젠더·음식·사랑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감독은 “저자들은 도시를 둘러싼, 그리고 도시에 관한 가상의 층을 창조했다. 일부는 도시를 직접 반영했고, 다른 일부는 간접적이고 다소 허무한 이야기를 썼다. 또 다른 저자들은 과거·현재·미래를 섞어 부산을 현실과 역사와 상상의 서사가 혼재하는 장소로 제시했다”고 했다.
이야기를 완성한 후 감독은 시각예술가와 음악가들에게 글을 읽고 기존 작업의 일부를 선택하거나 새로운 작업을 제작하도록 했다. 소설·음악·시각예술은 11개의 장으로 나뉘어 도시의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배수아·김혜순·김숨·편혜영·마크 본 슐레겔·아말리에 스미스·이상우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 개의 장은 부산현대미술관에 선보인다. 박솔뫼·김금희·안드레스 솔라노 작가의 이야기는 소설에서 나온 장소인 40계단·미문화원(현 부산근대역사관)·국제시장·자갈치시장 근처 중구 중앙동의 한 공간을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정했다. 김언수 작가의 이야기에는 영도대교·조선소·깡깡이마을·봉래성당이 나오는데, 영도항 창고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도시 부산을 위한 오마주이자 기억”이라며 “어린이들의 놀이로 알려진 ‘옮겨 말하기’ 같이 저자들의 글이 시각 예술가와 음악가에게 전달됐고, 이들이 전시에서 작품을 통해 글에 응답한다. 이야기와 시가 도시의 픽션을 파생시킬 수 있는 주 장치로 작동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설적인 얼터너티브록 밴드 ‘소닉 유스’의 베이시스트로 잘 알려진 킴 고든이 시각예술가와 음악가로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그는 음악은 물론 회화·조각·비디오·행위예술 등 통해 장르의 변환과 확장을 실험해 왔다. 지난해에는 아일랜드 현대미술관과 앤디 워홀 뮤지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애초 비엔날레 기간 부산을 찾아 공연도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불투명해졌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비엔날레가 취소되는 중에 전시 준비를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았다. 감독은 “작가와 주최 측과 소통하고 작품을 만들고 설치하는 만드는 모든 방법이 바뀌었다.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아 작품이 실제로 제작되고 전시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며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모두 기록했고 이를 전 세계와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비엔날레는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