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당연한 것’이 이제는 ‘특별한 것’이 됐다. 영화계는 영화 관람을 당연한 것으로 되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지난달까지 극장가에는 뚜렷한 반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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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31만7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침입자’.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
그런 가운데 대작들이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극장가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지난 주말은 흥행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였다. 극장의 꾸준한 방역과 띄어 앉기 노력 속에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첫 상업영화인 ‘침입자’가 개봉됐으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료 6000원 할인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됐다. 다행히 관객이 반응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31만7000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아 전주보다 배 정도 많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 6월 같은 기간에 기록한 235만5000명에 비하면 미약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극장에서 멀어졌던 관객이 다시 극장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기에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 4일 개봉한 ‘침입자’는 주말에만 19만 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28만9000명을 기록, 상업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제시했다.
영화계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극장가는 재개봉 영화나 독립예술영화가 주를 이뤘다. 좋은 영화지만 상업영화에 비해 일반 관객의 구미를 맞추진 못했다. 하지만 ‘침입자’가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6월 개봉을 확정한 ‘결백’ ‘사라진 시간’ ‘#살아있다’도 자신감을 갖게 됐고, 7월과 8월 여름 성수기를 책임질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정상회담’ ‘영웅’ ‘승리호’ 등도 개봉 일정을 확정하기 시작했다. 기대작들이 개봉해야 관객이 극장을 찾게 되고, 제작사-투자사-배급사-극장으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순환 고리가 원활하게 작동되기 때문에 영화계는 더는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축하 무대에서 김강훈 김준 최유리 김규리 정현준 등 다섯 명의 아역배우가 ‘당연한 것들’이라는 이적의 노래를 불러 감동을 선사했다.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로 시작해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로 끝나는 가사는 이제는 당연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당연한 것들에는 북적이던 극장 풍경도 있을 것이다. 영화인들은 “영화를 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며 눈물을 짓는다. 지금은 관객의 힘이 필요한 때다. 새로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당연하게’ 누릴 수 있기 위해서.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