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유난히 어자원이 귀해진 탓에 모든 꾼이 애를 먹었다. 반년이 지날 동안 바다는 냉혹하리만큼 어종을 불문하고 쉽사리 꾼들에게 화끈한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낚시꾼은 올해 한치 낚시마저 불황으로 치달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부산권은 지형상으로 타 시도보다 낚시 영역이 좁고, 회유성 어종인 한치가 남해안 다른 지역보다 늦게 올라오니 기다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 |  |
| 시즌 오픈과 함께 부산 앞바다에서 잡힌 덩치 큰 한치. |
그런데 이달 들어 수온 상승과 동시에 부산 앞바다에서도 한치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치 낚시 기법이 급격히 발전하다 보니 올해 한치 낚시는 시작과 동시에 호조황을 보인다는 좋은 소식이 들어온다. 더 반가운 것은 한치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잡히는 씨알이 ‘왕한치’이다 보니 포구마다 한치 낚시꾼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치 낚시는 많은 꾼이 좋아하는 낚시 장르다.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묵직한 손맛이 주는 희열은 밤새 낚시를 해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낚시에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예전에는 한치나 오징어 낚시를 즐기는 연령층이 주로 장년층 이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용 장비와 이를 이용한 낚시 방법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한치 낚시는 거의 모든 연령층으로 확산이 되었다. 실제 낚시 오는 이들을 살펴보면 나이 많은 어르신부터 부부 조사, 연인, 초등학생까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한치 낚시가 짧은 기간에 확실히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어종인 한치는 오징어보다 부드럽고 비린내 없는 식감 때문에 특히 물회가 인기 있다. 한치물회는 고급진 이미지와 함께 맛이 뛰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물회뿐만 아니라 회, 찜 등 어떻게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한치 낚시는 6월 시작돼 갈치 낚시 금어기인 7월까지 두 달 정도 짧은 시즌을 가진다. 이 두 달 동안 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들어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시즌 초반에는 굵은 씨알과 작은 씨알이 골고루 섞여 잡히는 경향이 있고, 장마 시작과 함께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 피크를 이룬다. 이후 한치는 7월 말까지 꾸준히 몸집을 키워가면서 더 묵직한 손맛을 제공해 준다. 한치 낚시는 예리한 초릿대의 낚싯대와 수심이 표시되는 릴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닝릴을 사용할 때는 합사 매듭으로 수심을 10m 단위로 서너 군데 표시해 두는 것이 좋다.
한치 낚시의 시작과 함께 들려오는 호조황 소식이 그동안 몸과 마음이 찌들었던 꾼들에게 보약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한치 손맛을 보지 못한 꾼들은 서둘러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