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생활 12년 하다 퇴사 후
- 창업 정보 수집하다 유튜버로
- 지역 기관 운영 무료 프로그램
- 초보가 실무 익히는데 큰 도움
- 처음엔 스마트폰·삼각대면 충분
- 장비 욕심은 천천히 부려도 돼
- 마구 찍어서 편집한다 생각말고
- 기획을 잘 한 뒤 촬영 시작해야
- 콘텐츠가 중요, 기술은 부수적
- 유튜브 하나로 돈벌기는 어려워
- 본업으로 삼으면 쉽게 초조해져
‘직장인 2대 허언’이란 말이 있다. “퇴사할 거다”와 “유튜버 할 거다”이다. 당장은 달콤하지만 곧 인생의 무게에 짓눌릴 ‘불안한 자유’와 나만의 콘텐츠로 구독자를 끌어모아 수익을 내 ‘인생 대박’을 노리겠다는 현대 노예들의 슬픈 꿈을 대변한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유튜브가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아 보이지만 결코 만만한 세계가 아니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실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 유튜버 준비생들을 위해 부산에서 활동하는 선배 유튜버 ‘써티포티’(3040)의 현실 조언을 문답 형식으로 전한다. ‘써티포티’는 동명의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등을 통해 3040세대에게 창업 정보를 알려주는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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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촬영 전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는 크리에이터 ‘써티포티’. 그는 3040세대에게 창업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써티포티 제공 |
-유튜버가 된 계기는.
▶원래 직장 생활을 12년 넘게 했다. 처음부터 유튜버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본업이 유튜버가 아니고 창업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플랫폼 도구로서 유튜브를 활용하는 셈이다.
-영상 촬영이나 편집에 기본 지식이 있었나.
▶없었다. 지난해 초 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서 진행하는 ‘크리에이터 하이스쿨’ 과정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20여 일간 ‘프리미어’ 같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 사용법 등 유튜브 실무를 배웠다. 회사원 경험도 쓸모가 있었다. 사무 업무에서 영상으로, 서류에서 카메라로 도구가 바뀌었을 뿐 기획 마케팅 등 큰 틀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카메라 등 좋은 장비가 많이 필요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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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티포티가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의 부대 행사에 DJ로 참가한 모습. |
▶초기 영상은 스마트폰과 삼각대, 동영상 편집 앱으로 완성했다. 지금도 촬영은 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영상을 찍다 보니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카메라를 사고 스튜디오를 빌려 크로마키 촬영 등도 도전해 봤지만,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더라. 초보자들은 집처럼 편안한 공간에서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고정해 찍어도 충분하다. 장비 구매를 위한 비용 투입은 나중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영상은 어떻게 만드나, 주의할 점은
▶촬영, 편집 모두 혼자 한다. 기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촬영에서부터 티가 난다. 초보자가 하기 쉬운 실수인 거 같다. ‘대충 찍어서 나중에 편집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어떤 영상을 어떻게 찍고 어떤 부분에 넣을 것인지 처음부터 기획하고 찍어야 한다. 편집 과정에서는 자막, 음향효과, 그래픽 등 많은 장치가 투입된다. 3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편집만 며칠씩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편집 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콘텐츠가 좋으면 특별한 편집 기술 없이도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제껏 얼마 벌었나, 단도직입적이라 미안하다.
▶수익은…. (침묵이 흘렀다.) 유튜브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무척 위험하다.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 구독자 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말이 쉽지 뜻대로 안 된다. 어쩌다 영상 하나가 조회 수 수십만 건을 기록했다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게 유튜브다. 크리에이터 교육을 함께 받던 사람 중 80~90%가 결국 수익 문제로 중도 포기했다. 흘린 땀만큼 보상이 오지 않아서다. 난 비록 구독자 수는 적지만, 꾸준히 영상을 만들다 보니 부산경제진흥원 최우수 콘텐츠 제작자로 선정되는 등 조금의 성과를 봤다. 채널로 인한 직접적인 수익보다는 부가적인 수입이 생긴 셈이다. 부수입이 있으니 구독자 수가 늘지 않아도 초조하지 않았다. 본업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튜버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한 말씀.
▶‘유튜브가 대세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마음가짐은 곤란하다.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목표를 먼저 세우길 바란다. 영상을 올리는 게 엄두가 나지 않으면 블로그 등에 글을 올리며 콘텐츠를 꾸준히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튜브 활용법이 운전면허증 취득처럼 개인의 기본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시대가 곧 온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진행하는 관련 무료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