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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한가운데 ‘정글돔’…겨울 속 열대우림 후끈

거제 중부권 여행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2-19 20:05:2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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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형 유리 7500장 이어 붙인
- 최대 높이 29.7m 돔형 온실
- 중국 장자제 모티브 바위·동굴
- 300여 종 열대식물·인공폭포 등
- 이국적인 분위기에 ‘핫플’ 등극

- 인근에 옛 거제 중심 향교·관아
- 고즈넉한 유적, 마을과 어우러져
-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어 푸근

경남 거제시 한가운데 열대우림이 솟아났다. 달걀을 반으로 잘라 엎어놓은 듯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돔형 열대 온실인 정글돔이다. 정글돔은 지난달 17일 개장 이후 한 달여 만에 관람객 8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지금 거제시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다. 정글돔 인근에는 옛 거제의 중심지를 상징하는 거제향교와 거제현 관아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거제시 거제면의 명소를 찾았다.
정글돔에 들어서면 중국 장자제를 모티브로 한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300여 종의 열대식물 1만여 주가 단숨에 한여름의 정글로 시공간을 바꾼다. 정글돔 제공
■현 거제의 ‘핫플’ 정글돔

정글돔은 삼각형 유리 7500여 장을 이어 붙인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거제시농업개발원 부지 일부를 개발해 최대 높이 29.7m, 총면적 4100㎡로 조성했다. 커다란 돔형 건축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띌 만큼 존재감을 내뿜는다. 수변공원에 비친 정글돔의 외관은 각도에 따라 완벽한 타원형을 이룬다. 이 때문에 사진작가 사이에서 떠오르는 명소다. 통풍을 위해 천장을 개방하면 뾰족한 삼각형 유리가 가시처럼 돋아나 ‘고슴도치 식물원’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음료 등 음식물은 반입할 수 없으며 관광객이 몰릴 때는 사고 예방을 위해 5~10분 간격으로 50명씩 입장한다. 5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7500여 장의 유리를 이어 붙인 정글돔 외관.
정글돔은 평균 19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내부에 들어서면 한겨울에도 더위를 느낀다. 입장하자마자 들고 있던 카메라 렌즈와 한 관람객의 안경에 김이 서렸다. 계단을 오르내리면 땀이 날 정도로 덥기 때문에 외투는 벗어두는 게 편리하다. 입구에는 어린 타잔, 모글리 인형이 귀여운 포즈로 열대우림에 온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은 계단 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시작된다. 관람 순서는 곳곳에 화살표로 표시돼 있으며 진행요원들이 안내를 돕는다.

나무 덱을 따라 내부를 둘러보는 관람객들.
2층에 도착하면 중국 장자제(張家界)를 모티브로 한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돌과 식물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석부작 계곡과 바닥을 감싸는 자욱한 안개가 단숨에 한여름의 정글로 시공간을 바꾼다. 커다란 암석과 동굴, 천장의 삼각 유리가 패턴처럼 가득 차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높이 10m에 달하는 인공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지며 열대우림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인공폭포에 가까이 다가서면 물이 많이 튀므로 옷이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소원을 빌면 이뤄준다는 높이 10m의 흑판수,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열대식물 300여 종 1만여 본을 정글돔에서 만난다.

정글 전망대에 오르면 이 모든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산꼭대기에 올라 경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인공폭포를 비롯한 정글돔의 포토존은 관람객이 몰리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관람객들은 커다란 새 둥지에 앉아 태초의 생명이 되어보기도 하고 미디어 파사드 동굴에서 빛으로 형상화한 야생동물을 따라 걷기도 한다. 1~2시간이면 정글돔을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옛 거제 중심 거제향교와 관아

높이 10m의 인공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정글돔을 나오니 다시 겨울이다. 1.5㎞가량 도보로 이동해 거제향교로 향했다. 지방학교로 사용된 거제향교는 1432년 고현에 설립된 이후 몇 차례 이전을 거쳐 1855년 현재 위치에 자리 잡았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돼 있으며 유생이 학문을 연마했던 명륜당과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 등으로 나뉜다. 지도 앱에 의존해 한참을 걷자 담벼락에 둘러싸인 거제향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향교를 눈앞에 두고도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을 우회했다. 인근 골목을 한두 바퀴 더 돌고 나서야 거제향교로 향하는 골목길을 찾았다. 향교로 향하는 탁 트인 입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탓이다. 거제향교는 유형문화재지만 주변 주택과 일부러 거리를 두지 않고 문턱을 낮췄다. 마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공존한다. 향교 입구에는 거제 문화유적을 정리한 안내 책자가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된 듯 먼지가 쌓였다. 공원에 들어서는 것처럼 아무런 제지 없이 문화재 시설에 입장한다는 것이 어색했다. 고즈넉한 앞마당을 걸어본 뒤 다시 밖으로 나왔다.

거제현 관아.
거제향교와 가까운 곳에 거제현 관아와 거제초등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다. 거제현 관아는 기성관과 질청 건물이 남았다. 기성관은 조선 시대 거제현의 객사(영빈관)로 사용된 곳이다. 정면 9칸, 측면 3칸으로 사방이 트인 구조다. 통영의 세병관,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더불어 경남 4대 누각으로 불린다. 부속 건물인 질청은 행정사무실이나 도서관 같은 곳으로, 고을 원님과 관리들의 자녀가 이곳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거제현 관아 옆에 있는 거제초등학교의 본관(등록문화재 365호)은 화강석을 다듬어 쌓은 석조건물이다. 석재 채석과 가공 등에 주민이 참여했다는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다. 늦은 오후 거제현 관아와 초등학교를 일부러 찾는 사람은 없어 한적했지만 인근 전통시장에서 들려오는 삶의 소리가 단조로운 시간을 메웠다.



# 마을 희로애락 지켜본 200살 먹은 동백나무 ‘늠름’

■ 주변 가볼 만한 곳

조선 시대부터 마을을 지킨 동백나무.
정글돔에서 불과 700m 정도 떨어진 곳에 조선 시대부터 한 마을을 지켜온 커다란 동백나무가 있다.

거제면 외간리의 마을을 지키고 선 외간 동백나무는 추정 수령이 무려 200년이다. 높이는 7m에 달하고 동서로 7m, 남북으로 6m까지 가지를 뻗었다. 나무 둘레는 가장 두꺼운 부분이 2m다. 경남 기념물 제111호로 지정됐기 때문에 동백나무 주변에는 울타리를 쳐 방문객들로 인한 몸살을 예방했다. 꽃봉오리들은 곧 나무 전체를 붉게 물들일 기세다. 동백나무 옆에는 벤치를 따로 마련해 오가는 사람이 앉아 여유를 느끼도록 했다.

외간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목으로 받들고 있어 매년 섣달그믐에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는 영호남 지역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 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를 뜻한다.

동백나무의 가지는 남쪽 바닷가 주민의 혼례상에도 올랐다. 부부의 무병장수를 빌고 굳은 약속의 징표로 삼기 위해서다. 마을 주민은 동백꽃이 피는 것을 보고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동백꽃이 북쪽에 많이 피면 비가 많이 오고, 남쪽에 많이 피면 흉년이, 동쪽과 서쪽에 많이 피면 풍년이라는 말이 전해온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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