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자 뉴욕타임즈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은 물론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의환향한 봉준호 감독은 “우리는 SRB의 거부감이 있다”고 단박에 말했다. “SRB는 바로 설레발”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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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하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것이 아니었다. 칸영화제 이후 ‘기생충’은 수많은 세계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북미와 유럽의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특히 ‘아카데미 레이스’라고 일컬어지는 북미 4대 비평가협회상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등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국제영화상은 떼 놓은 당상이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중 하나 정도는 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특히 국제영화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면 두 부분을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영화가 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등과 경쟁하는 작품상 부문은 ‘기생충’과 ‘1917’의 2파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미국배우조합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격인 앙상블상을, 25일 미국감독조합 시상식에서는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두 영화는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아카데미상은 8400여 명의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의 투표로 선정되는데, 막판 홍보와 언론과 관객의 반응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최근 ‘기생충’의 북미 개봉관이 다시 늘어난 점이나 주요 매체들이 ‘기생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또한 드림웍스 시절부터 할리우드와 친분을 맺고 있는 CJ ENM과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이, 토냐’를 배급한 북미 배급사 네온이 아카데미 회원을 상대로 ‘기생충’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
어느 부문이 됐건 ‘기생충’이 다음 달 9일 오스카 트로피를 안는다면 한국 영화 최초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만일 봉 감독에게 아카데미 수상 예측을 하라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SRB”이라고 말할까? 아니면 “로컬 영화제일 뿐”이라며 쿨한 모습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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