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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은 잊어라…망가져 더 빛나는 상남자

‘미스터 주’ 만식역 배정남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0-01-29 19:20:4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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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 판다 의상 입고 촬영 등
- 등장하는 동물로 웃음 주려 몰입

- 20세 때 부산서 일하다 상경
- 모델 등 지금껏 악착같이 살아
- 연기 재미에 흠뻑 “할수록 욕심”

독특한 매력으로 톱 모델의 자리에 오른 후 이제는 진정한 배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열정맨 배정남이 자신이 존경하는 배우 이성민과 함께 코미디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 주’, 개봉 22일)에 출연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 국가정보국 ‘미운 우리 요원’ 만식을 연기한 부산 출신의 배우 배정남.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영화로, 배정남은 주태주의 부하이자 열정이 다소 과다한 ‘미운 우리 요원’ 만식을 연기했다.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 등장하는 그는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답게 판다를 비롯한 여러 동물의 의상을 입고 연기를 펼쳤으며, 모델 시절의 카리스마를 버리고 완전히 망가진 연기로 스스로를 내려놓았다.

부산 출신인 배정남은 스무 살에 상경해 모델로 활약했으며, 영화 ‘베를린’ ‘마스터’ ‘보안관’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맛깔 나는 연기를 펼쳤다. 최근에는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 반려견 벨과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들과 친근해졌다. ‘미스터 주’를 기점으로 연기를 더욱 사랑하게 됐으며, 앞으로 욕심을 가지고 연기하겠다는 배정남을 만나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2016년 영화 ‘보안관’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데 그때보다 차분해진 것 같다. 지금도 열정적이지만 그때는 의욕이 무척 앞선다는 느낌이 있었다.

▶‘보안관’ 이후 3년을 안 쉬고 열심히 달렸다. 그동안 다른 작품도 하고 성장했으니 ‘보안관’ 때보다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이번 영화 ‘미스터 주’는 ‘보안관’ 때 함께 출연한 이후 가깝게 지내던 이성민 씨가 배정남 씨를 추천했다고 들었다.

▶성민 형이 ‘미스터 주’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18년 형이 출연한 ‘바람 바람 바람’ 시사회 뒤풀이 자리에서 ‘미스터 주’를 연출한 김태윤 감독 영화사 대표님과 처음 인사를 했다. 그때 목소리 출연이라도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달라고 했다. 며칠 후에 대본을 주더라. 실은 마지막까지 제 역할이 캐스팅이 안 된 상태였다. 아마 역할은 큰데 너무 망가져야 하고, 캐릭터가 세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이 선뜻 출연 결정을 못한 것 같았다. 저는 그런 두려움이 없었고, 저랑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다.

-배정남 씨가 악당을 피하다가 드럼통에 들어가 굴러가는 장면이나 판다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의 한 장면. 리틀빅픽처스 제공
▶계단을 굴러가는 통 안의 모습은 다람쥐통 같은 기계를 만들어서 실제 제가 굴렀다. 판다 의상을 입고 촬영한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지난 여름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 너무 더워서 보조출연 반장님이 일사병으로 실려 갈 정도였다. 촬영장에 냉동탑차가 대기하고 있어서 ‘컷’ 소리가 나면 그 안으로 들어가 열을 식혀야 했다.

-‘미스터 주’는 사람이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된다는 것이 주요 소재다. 현재 반려견 벨과 살고 있는데, 벨의 말을 알아듣고 싶은 순간이 있었겠다.

▶벨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거의 다 안다. 벨과 대화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바로 아플 때다. 개는 아프면 말을 안 한다. 나중에 알고 나면 너무 속상하다.

-이성민 씨는 강아지 근처에도 못가다가 이번 영화에서 엘리트 군견 알리와 호흡을 맞추면서 강아지와 친해졌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벨 때문에 우리집도 들어오지도 못했다. 그런데 영화가 사람을 바꿨다. 나중에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다.

-스무 살에 부산에서 서울로 왔다.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것 같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다쳐서 옷가게 일을 하다가 서울로 왔다. 먹고 살기 바빠서 악착같이 살았다. 스물네 살 때쯤 모델로 잘 나갈 때 대형 기획사에서 데려가려고 했고, 드라마 주인공역도 들어왔다. 그런데 그 드라마가 엎어지면서 큰 좌절감을 처음 느껴봤다. 그때 어린 나이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오히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남들이 날 찾아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했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욕심을 갖게 된 때는 언제부터인가?

▶연기를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미스터 주’다. 큰 역할이고, 잘 해보고 싶었다. ‘보안관’ 때는 같이 출연했던 선배님 옆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다.

-혹시 연기 수업을 받고 있는가?

▶예전에 연기수업을 받았는데, 선배님들이 “니가 장르고 캐릭터인데 연기 선생님을 따라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따로 연기수업을 안 받고 모르는 것은 선배들에게 물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영웅’에서는 북한 사람 역할이라 처음으로 부산 사투리가 아닌 북한 말을 쓴다. 연기는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씩 바꾸려고 한다.

-배우로서 올해 자주 만날 것 같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미스터 주’에 이어 지난해 촬영한 ‘오케이! 마담’, 현재 촬영 중인 ‘영웅’이 올해 개봉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영화 대본을 두 편 정도 보고 있다. 연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고, 하면 할수록 욕심도 난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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