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20년 만이네요, 석규와 함께한 연기 앙상블”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장영실 役 배우 최민식

  • 이원 기자
  •  |   입력 : 2020-01-01 19:07:15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세종·장영실 인간관계에 주안점
- 실록엔 안여사건 이후 기록 없어
- 영화 엔딩은 상상력 곁들인 창작

- 한석규는 대학서 만나 친한 사이
- 섬세한 표현력과 성실함이 장점
-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배우

최고의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 개봉 지난해 12월 26일)로 조선 시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과 만났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세종 역을 맡은 30년 지기 한석규와 언제나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허진호 감독이 있었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과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제로 신분 격차를 뛰어넘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두 사람의 우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대학 선후배로 30년 지기인 최민식과 한석규가 드라마 ‘서울의 달’(1994), 영화 ‘넘버 3’(1997), ‘쉬리’(1999) 이후 20년 만에 만나는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선 굵은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최민식과 섬세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는 한석규, 그리고 이 둘을 유려한 서사시처럼 다듬은 허 감독의 연출이 조선만의 시간을 갖고자 했던 세종과 장영실의 업적을 더욱 빛나게 한다.

최근 ‘천문’의 개봉에 맞춰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한석규와의 만남에 대해 “너무 오랜만에 연기 앙상블을 느꼈다”며 즐거워했다. 그에게서 영화의 장인(匠人)들이 모여 만들어낸 ‘천문’에 대해 들었다.



   
최민식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에 이어 ‘천문’에서는 장영실 역을 맡았다. 실존 인물을 다시 연기하게 된 느낌은?

▶시나리오를 두고 허 감독, 석규와 회의를 하면서 두 분의 과학적 업적을 바탕으로 세종의 애민사상은 기본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여기에 높은 지위의 왕과 가장 낮은 계급의 천민이 만나서 어마어마한 업적을 이뤄냈다는 것이 영화적 설정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천문의기, 자격루 등의 발명품이 등장하지만 이 영화의 주안점을 두 인물의 인간관계에 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천문을 연구한다고 해서 명나라와 빚었던 갈등, 이를 두고 관료들이 벌인 논쟁, 이들 사이에 놓인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가 영화 속에 잘 드러난다. 그래서 상상력을 동원해 창작한 엔딩 장면이 개연성을 갖게 되더라.

▶‘세종실록’에는 안여 사건(세종이 타는 가마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문책을 받은 장영실이 곤장 80대형을 받았다는 것으로 장영실에 대한 기록이 끝난다. 끈끈했던 두 인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멀어진 듯한 느낌으로 역사 속에서 장영실이 사라지는데, 영화 속 마지막 결론은 상상력을 곁들인 창작이다.

-장영실이 세종에 대해 갖는 마음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장영실에게 세종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다. 주군이 알아주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의 200%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근정전 앞에서 장영실이 세종에게 물시계에 대한 브리핑하는 장면 이후 밤에 둘이 같이 벌러덩 누워 별을 보는 장면이 있다. 원래는 궁의 후원을 산책하며 바위에 앉아 별을 보는 장면이었는데, 석규의 아이디어로 누워서 별을 보는 파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그것이 신분 타파를 뜻했던 세종의 캐릭터다. 면천을 하긴 했어도 천민 출신의 장영실과 세종이 신분을 떠나 같은 곳, 같은 뜻을 바라보는 것이다. 천체 관측을 하는 간의대를 만들었을 때 세종이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돈이나 권력이 아닌 ‘전하 곁에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장영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세종 역을 한석규 씨가 맡아서 더 좋은 연기가 나왔을 것 같다.

▶석규가 대학에 들어왔을 때 제가 선배였다. 자취할 때 우리 집에 와서 라면도 끓여 먹고, 실습 작품 할 때 석규가 조명 스태프를 할 정도로 친했다. 그 당시 석규는 생머리가 유난히 예뻤고, 노래를 잘해서 강변가요제에 나가기도 했다. ‘올드보이’ 때 유지태 역으로 석규를 추천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그 기회가 무산됐다. 그래서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아주 시간이 흘러 ‘천문’에서 같이 하게 됐는데, 마치 랠리가 계속되는 탁구나 테니스 같았다. 아주 오래간만에 맛보는 연기 앙상블이었다. 허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고 둘이 상의해서 어떤 역을 맡을지 정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석규에게 ‘형은 아무 역이나 괜찮으니 너 하고 싶은 역 하라’고 했다. 그리고 3일 후에 세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난 세종도 장영실도 하고 싶었는데, 장영실은 기록이 별로 없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세종과 장영실을 연기하면서 곁들인 새로운 해석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실제로는 장영실이 세종보다 일곱 살이 많다고 하더라. 물론 실제로는 왕과 신하로서 격식과 어법이 철저했을 텐데, 밀접한 두 사람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니 둘이 있을 때는 격식은 차리지만 친근감 있는 말투를 쓰자고 했다. 그래서 세종이 장영실에게 저잣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욕을 사이다처럼 한다.

-배우로서 한석규 씨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서로 연기의 톤이 달라서 후배지만 배우는 점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실제 캐릭터도 다르다. 저는 성격이 급하고, 석규는 느긋하다. 석규의 장점은 섬세한 표현이다. 디테일한 표현에 능수능란하다. 그리고 석규는 늙지를 않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관을 올곧이 지켜가면서 성실하게 생활한다. ‘천문’ 촬영 현장에서 신구 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에게 ‘왜 연기를 시작하게 됐냐’고 묻고 다니더라.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 같았다. 그 질문을 들으면서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됐다.

-새해를 맞아 국제신문 독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나이가 들면서 슬슬 고장 나고, 상태가 안 좋아지더라.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건강이 제일 첫 번째인 것 같다.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시면 좋겠다.

이원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