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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영국 하층민의 삶…‘희망의 택배’는 언제쯤

미안해요, 리키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  |  입력 : 2019-12-18 18:39:2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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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외친다.” 

평생 영국 하층민에 대한 영화를 연출했으며, 칸영화제 경쟁 부문 단골손님인 영국의 사회주의자 감독 켄 로치의 말이다. 올해 83세인 그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이후 은퇴를 고민하다 연출한 ‘미안해요, 리키’로 또 한 번 영국 노동자의 안부는 묻는다.
   
‘미안해요, 리키’ 스틸. 영화사 진진 제공
자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부부 리키와 애비. 일용직을 전전하던 리키는 택배 기사로 취직해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직원이 아닌 자영업자 자격으로 취직한 그는 최소한의 노동권과 생명권도 인정받지 못한다. 또한 임시직 복지사로 일하는 아내 애비도 시간외 수당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며 고된 삶을 산다. 설상가상 큰아들은 사고를 치고, 어린 딸은 직감적으로 위기를 느낀다. 이들 가족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의 여파로 가족 전체가 흔들리게 된 영국 노동자 계층을 그린 ‘미안해요, 리키’는 영국뿐만 아니라 일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모든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다. 

리키를 보고 있으면 과도한 경쟁과 불합리한 노동구조가 극에 달한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과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리키와 애비 부부는 하루에 12~14시간을 일하며 서서히 지쳐가고, 그 사이 자녀는 가족의 울타리 밖으로 내밀린다. 아등바등하며 살고 있는 네 가족을 보고 있으면 현실 속의 우리 이야기와 오버랩되며 가슴 한편이 아려온다. 무엇보다 10대 아들 세브가 미래의 희망을 부정하는 모습은 기성세대로서 반성하게 만든다. 그나마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가족애와 인간애를 지키고 있는 이들 가족의 모습이 유일한 희망이다. 

물건을 배달하던 중 강도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지만 택배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다시 핸들을 잡아야 하는 리키와 그런 가장을 울며 말리는 가족들. 리키는 그런 가족을 뒤로 한 채 눈물을 흘리며 운전한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을 지탱하기 위해 노동하는 것은 아닐까? 개봉 19일.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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