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자씨’ 이후 14년 공백 깨고
- 실종된 아들 찾는 엄마로 컴백
- 섬세한 감정연기로 극 이끌어
- “배우로 돌아갈 현장 있어 행복
- 관객분들이 영화 보고 난 뒤
- 실종 아동 한번 생각해줬으면”
헝클어진 머리, 눈물이 흐르는 강렬한 눈망울, 그리고 아픔을 슬픔을 감추려는 듯 팔로 가린 입. 이영애가 ‘산소 같은 여자’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지우고 ‘친절한 금자씨’ 이후 또 한 번 강렬한 모습으로 찾아온 영화 ‘나를 찾아줘’(개봉 27일)의 포스터 속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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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만에 영화 ‘나를 찾아줘’에 출연한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굳피플 제공 |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서해안의 작은 마을을 찾아간 정연(이영애)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영화다. 이영애는 실종된 아이들의 가짜 부모 행세를 하며 일을 부려먹는 마을 사람들과 이들을 눈감아주는 마을 경찰서의 홍 경장 사이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며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실종 아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이영애를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2017년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하긴 했지만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다시 드라마나 영화를 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나?
▶20대에 CF로 데뷔했고, 대학교 졸업한 이후 계속해서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30대에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호평을 받으면서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싶기도 했다. 그러던 중 결혼을 하고 쌍둥이를 낳았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할 일이 많더라. 결혼한 지 10년이 됐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그간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텐데, ‘나를 찾아줘’를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저와의 합을 중요시하는데, ‘나를 찾아줘’는 술술 잘 읽히면서 몰입성이 뛰어났다. 또 여운과 깊은 울림,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다. 배우로서는 표현해야 할 다이내믹한 감성의 풍부함도 있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영화 카메라 앞에 섰다. 낯설진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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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한 장면. |
▶이 영화를 연출한 김승우 감독님은 메인 무대가 되는 촬영지에서 카메라 리허설을 할 때 어떤 느낌이 왔다고 하더라. 저도 그때 느낌이 왔다. 의상을 입고 정연으로 분하는 과정이 큰 영감을 줬다. 특히 ‘친절한 금자씨’를 함께 했던 송종희 분장 감독과 조상경 의상 감독, 조화성 미술 감독 등이 다 모여 주셔서 황송하고 감사했다.
-엄마가 됐기 때문에 더 깊은 감정을 연기할 수 있었겠다.
▶물론 엄마가 됐기 때문에 모성애를 연기할 때 접근이나 감성이 달라졌다는 것을 저도 느꼈다. 하지만 ‘나를 찾아줘’는 엄마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실종 아이에 대한 감정이다. 폭을 넓혀서 많은 사람이 느끼는 아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찾았으면 한다.
-영화 중반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는 낚시터에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쫓겨났을 때 차 안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다시 낚시터로 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낚시터에서 쫓겨났을 때 차 안에서 짐승 같이 절규하면서 우는 장면이 있었다. 롱테이크로 촬영을 했고, 좋아하는 장면이었는데 본편에서는 편집이 됐다. 그 이후 장면이 머리를 묶는 장면이다. 그때의 눈빛과 감정은 앞서 절규하는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에 잘 살지 않았나 싶다. 정연이가 뭔가를 결심하는 느낌이 들어서 저도 마음에 든다.
-홍 경장 역의 유재명 씨와 격투 신이 있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겠다.
▶그래서 액션 스쿨에 가서 구르는 것을 배웠다. 잘할 줄 알았는데 한 번 구르고 나니까 핑 돌더라. ‘액션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했다. 그런데 계속하니까 재미있더라. 세월이 가기 전에 체력이 될 때 액션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했다. 새로운 장르의 재미를 알게 됐다.
-‘나를 찾아줘’를 촬영하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있는가?
▶제가 촬영장에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전까지는 쌍둥이 엄마의 역할에 집중했는데, 다시 배우로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온전히 ‘배우 이영애’의 공간이라서 행복했다.
-그렇다면 ‘엄마 이영애’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
▶길을 가다 쌍둥이를 둔 엄마를 만나면 “저도 쌍둥이예요”라며 옆집 친구를 만난 듯 아이들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또 옆집 빌라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가 있는데, 제가 광고하는 분유와 화장품도 가져다드리기도 한다.
-출연작이 너무 적어서 팬들이 많이 아쉬워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 행보를 보여줄 것인가?
▶아직은 아홉 살 쌍둥이 엄마의 역할이 필요해서 배우와 엄마의 역할을 조화롭게 해나가려 한다. 제가 작품을 할 때 신랑이 아이들을 돌보는데, 이 기회에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해주고 싶다. 그러면 다음 작품을 할 때 더 잘해주지 않을까?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