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고 작은 모임 잦은 연말이면
- 빌려쓰는 모임공간 수요도 늘어
- 호텔 프라이빗룸 부담된다면
- 카페인 듯 모델하우스인 듯
- 아늑한 파티룸 이용해볼 만
-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 개인 취향·모임 성격에 따라
- 요리와 분위기 맞춰주기도
한 해가 저물어가며 올해 달력도 이제 한두 장만 남겨두고 있다. 슬슬 연말을 핑계 삼은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다. 언제부턴가 공적 공간에서 사적 모임을 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며 프라이빗 룸이 하나둘 생겨났다. 프라이빗 룸은 타인의 방해받지 않는 공간을 빌려서 모임을 열기에 적당한 장소다. ‘우리끼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호텔 프라이빗 룸에서 음식을 곁들일 경우 1인당 10만 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이럴 때는 프라이빗 룸과 기능은 같지만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다이닝룸(파티룸)을 이용해도 좋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문을 연 브런치 카페 겸 다이닝룸인 ‘세컨드하우스’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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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 성격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세컨드하우스의 2층 파티룸은 연말을 맞아 각종 모임을 열기에 좋다. |
세컨드하우스는 D&M 디자인 김은정 대표가 회사 건물 일부를 인테리어 쇼룸으로 사용한 것을 지인들에게 한 번씩 모임 자리로 빌려줬다가 현재 공간으로 다듬어졌다. 김 대표는 “예전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작은 카페에 들어간 적이 있다. 카페 안으로 길고 좁은 공간이 이어졌길래 봤더니 디자인 사무실과 카페를 겸한 곳이었다”며 “그때부터 디자인 사무소에 카페가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김 대표의 로망은 1층 브런치 카페에서 먼저 실현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죽 소파와 나무 테이블, 집에 들여다 놓고 싶은 예쁜 소품이 가득 메운 공간이 방문객을 맞는다. 이곳이 카페인지 모델하우스인지 헷갈릴 정도다. 가구는 물론 조명과 테이블에 놓인 초까지 모두 김 대표가 직접 골라 배치했다. 작은 소품 하나도 모두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뿜어 아메리카노 한 잔만 시켜도 1만 원은 훌쩍 넘을 것 같은 분위기다. 일반 카페와 사뭇 다른 분위기 탓에 실제로 입구에서 주춤거리다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가격은 의외로 일반 브런치 카페와 별 차이가 없다. 김 대표는 “머물고 싶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라면을 먹어도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도록 꾸민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1층에서는 커피와 음료, 연어 샐러드와 아보카도 오픈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며 일반 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다.
2층 다이닝룸에선 길게 뻗은 나무 테이블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봤던 숲속 만찬장에 온 듯한 분위기다. 음식을 앞에 두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풍경이 절로 그려질 정도다. 방문했을 때는 세미나를 겸한 모임 예약에 맞춰 음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화병에 담긴 꽃도 음식 옆에 자리 잡을 준비를 마쳤다. 한쪽에 마련된 주방에서는 김 대표의 언니인 김우정 셰프가 요리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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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 쇼룸에 온 듯한 세컨드하우스 1층 브런치 카페. D&M 디자인 제공 |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다이닝룸은 따로 정해진 메뉴가 없고 정해진 스타일도 없다. 예약 모임 성격과 고객 기호에 따라 미리 협의해 메뉴와 분위기를 정한다. 이를테면 고객이 “주메뉴를 회로 먹고 싶다”고 하면 회와 어울리는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와인을 곁들일 생각이다”고 하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으로 준비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양식이나 일식 등으로 미리 메뉴를 정해놓는 게 싫었다.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다 내놓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고객마다 원하는 메뉴가 다르기 때문에 이용 가격도 조금씩 다르다. 1인당 최소 6만 원부터 시작한다. 한 번에 최대 20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세컨드하우스는 호텔 프라이빗룸이나 일반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대관 서비스보다 이용 시간 제약도 느슨한 편이다. 시간을 정해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 자칫 삭막해질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우려 때문이다. 이름 그대로 두 번째 집처럼 편안한 공간에서 지인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 대표는 “브런치 카페도 처음에는 예약제로 운영하려 했지만, 방문하기에 문턱이 높아 보인다는 고객의 지적에 따라 바꿨다”며 “집을 빌린 듯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려는 것이니 부담 없이 찾아와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일요일 휴무. (051)911-2058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