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틀곡 스타일 다른 3곡 수록
- 사소한 감정들 전달에 집중해
- 영상과 어울리면 전달력 극대화
- 13개 곡 모두 뮤비 제작키로
- “데뷔 25주년 음악 더 치열해져”
“우리한테는 한 달이 1일이나 2일 정도로 여겨진다.” 지난달 10일 6년 만에 10집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를 발표한 대한민국 록밴드의 자존심 YB가 새 앨범을 발매한 지 한 달이나 돼서 인터뷰에서 나서며 한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음원 차트의 순위가 변동하는 요즘 시대에 YB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과거 앨범이 갑자기 차트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너를 보내고’나 ‘사랑 TWO(투)’ 등과 같은 곡은 공개 2년 만에 역주행을 하면 히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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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0일 6년 만에 10집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를 발표한 YB. 이번 앨범에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13곡이 담겼으며,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계획이다. 디컴퍼니 제공 |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YB는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드럼의 김진원은 “이전의 앨범들은 큰 색깔을 정하고 시작한 반면, 이번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가두지 않고 나오는 대로 쏟아냈기 때문에 음악적 색깔이 다양해졌다”라고 총 13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을 설명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사소한 감정들을 매 곡마다의 분위기와 매칭시키며 신선함을 전달한다.
새 앨범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일까? 타이틀곡은 ‘딴짓거리’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세 곡을 선정했다. ‘딴짓거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밴드 슈퍼올가니즘 소울의 어설픈 한국말 내레이션 피처링이 더해져 듣는 재미를 선사하며, ‘생일’은 이응준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윤도현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곡 전반부에 시를 낭송하는 윤도현의 목소리는 제주도에서 직접 녹음한 자연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나는 상수역이 좋다’는 기타의 박태희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애초 이번 앨범에서 빠질 뻔했는데 윤도현의 강력 주장으로 타이틀곡이 됐다는 후문이다.
또한 YB의 앨범에 대한 욕심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수록곡 모두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보컬 윤도현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6곡의 뮤직비디오는 제작이 끝났다. 나머지 7곡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모두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앨범 전곡의 뮤직비디오 제작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거의 없는 일인데, 그 이유에 대해 “저희가 활동하면서 얻는 수익을 투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영상과 음악이 잘 조화가 됐을 때 전달력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대개 타이틀곡만 대중에게 알려진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의 의미가 없다. 조금 더 깊게 소통하고 싶어서 전곡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앨범의 많은 곡을 작사, 작곡한 윤도현은 지난겨울 경기도 양평의 산속에서 곡 작업을 했다. 윤도현은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것이 곡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너무 고요해서 불안하고 어색했는데, 그 시간이 지나자 곡이 잘 나오기 시작했다. 기회가 되면 다음 작업도 산에서 하고 싶다”라며 말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YB. 이제는 멤버들끼리 타협하면서 큰 다툼 없이 지낼 것도 같은데, 음악에 대해서는 그와 반대다.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그만큼 음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솔직했다고 생각한다. 수록곡을 들을 때마다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윤도현의 말에서 보듯 앞으로도 더 치열하게 싸우며 록밴드가 지닌 젊음과 저항, 열정을 간직할 것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