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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지나니 국화의 바다…도심 복판 이색 정원이 30여 곳

울산 태화강·원도심 여행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9-10-30 18:56:1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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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 국가정원

- 4㎞ 에 걸쳐 들어선 ‘십리대숲’이 대표
- 초화단지·샛노란 국화밭·억새 군락 등
- 화려한 색깔로 치장한 정원 장관 이뤄

# 중구 성남동 특화 거리

- 예술가 작품 전시·판매하는 문화의거리
- 영화관·의류매장·식당 많은 젊음의거리
- 울산큰애기야시장 등 둘러보는 맛 일품

# 울산대공원

- 신정동·옥동 일대 364만 ㎡ 걸쳐 조성
- 장미원·동물원·키즈테마파크 등 인기

한 유명 원로가수가 부른 대중가요 ‘울산아가씨’의 노랫말에는 ‘큰애기 마음은 열두 폭 치마’라는 소절이 있다. 큰애기는 외지인이 울산 처녀(아기씨)를 부르는 애칭이다. 정확히는 울산 중구 반구동 처녀들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태화강과 동천강 약사천이 만나는 반구동은 쌀농사와 과실농사가 잘되어 궁핍하던 시절에도 상대적으로 형편이 좋았고, 이 때문에 이 지역 처녀들은 유난히 피부가 곱고 상냥했다. 울산아가씨의 ‘마음은 열두 폭 치마’라는 노랫말처럼 울산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을 잘 표현 말도 없을 듯하다. 실제 울산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도시로서 시민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다. 산업만 발달한 게 아니다. 시민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원도 전국 최대 규모다. 그것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았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대공원을 찾아 산책하고, 원도심 골목 이곳저곳도 둘러봤다. 태화강 국가정원(중·남구) 울산대공원(남구) 원도심(중구)은 모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울산시 태화강 국가정원 내의 십리대숲 산책길을 관광객들이 우산을 받쳐 든 채 걷고 있다. 빽빽하게 늘어선 대나무숲 사이를 거닐며 듣는 가을비 소리는 묘한 감상에 젖게 한다(위 사진). 태화강 국가정원의 국화단지가 가을을 맞아 온통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십리대숲

태화강 국가정원은 2010년 태화강 대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2018년 3월 태화강 지방정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산림청이 국가정원으로 지정한 것은 지난 7월이다. 순천만에 이어 두 번째 국가정원이다. 울산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울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한때 오염의 대명사였으나, 시민의 노력으로 연어와 수달 백로가 서식하는 1급수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강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태화지구(중구·약 53만 ㎡)와 삼호지구(남구·약 30만 ㎡)를 합쳐 전체 면적이 83만 ㎡가 넘는다. 축구장 120개 크기에 해당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강 북쪽의 태화지구가 중심이다.

울산 중구 성남동의 문화의거리.
울산을 찾은 날은 가을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었다. 다행히 비가 여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어서, 화창한 가을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대표 콘텐츠는 역시 십리대숲이다. 십리대숲은 태화강변을 따라 들어선 대숲으로, 너비 20~30m 규모의 수풀이 약 10리(4㎞)에 걸쳐 자리한다. 태화강의 중간쯤인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에 있다. 여기에 대숲이 들어선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일제강점기 이 일대에 홍수가 잦은 탓에, 농경지 피해가 많아 주민이 홍수 방지용으로 대나무를 심었다는 설과 오래전부터 이 일원에 대숲이 있었다는 설이다. 1749년 울산읍지인 학성지에 ‘오산 만회정 주위에 큰 대밭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우산을 받쳐 들고 들어선 십리대숲 산책길 입구에는 태화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자가 서 있는데 ‘만회정’이다. 조선 중기 만회 박취문이 세운 정자를 울산시가 2011년 새롭게 복원했다. 정자에 앉아 가랑비가 떨어지는 태화강을 한참 바라봤다. 십리대숲 산책길은 바닥에 고운 흙을 깔았고 너비도 꽤 넓다. 산책길의 실제 길이는 십 리(4㎞)는 아니고 1.5㎞ 정도다. 산책길 양옆에는 낮은 울타리를 쳐 놓았는데 간벌한 대나무를 이용해 만들어 친환경적이다. 일부 구간은 야간에 숲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은하수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외에도 관람객을 위해 별도의 포토존 등 편의시설을 만들어놨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늘어선 싱싱하고 건강한 대나무 군락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걷다가 태화강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 강변 산책로 쪽으로 걸어 나올 수도 있다.

대나무숲 산책을 마치면 화려한 색깔로 치장한 거대한 정원이 기다린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30여 개의 정원을 갖췄다. 초화단지는 단일 규모로는 전국 최대인 16만 ㎡에 달한다. 정원의 이름을 일일이 몰라도 좋다. 이날은 꽃들이 비를 머금어 색깔이 더 선명해 보였다. 국화정원에는 제철을 맞은 샛노란 국화의 물결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궂은 날씨지만 꽤 많은 관람객이 국화정원 사이를 누비며 ‘와~’ 하는 탄성을 질렀다. 친구들과 함께 찾은 중년 여성들은 국화정원 이곳저곳을 돌며 인증샷을 남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모습이다. 정원 가운데 조성된 실개천 주변의 억새 군락도 가을 정취를 더했다. 이곳은 봄이면 꽃양귀비 수레국화 청보리 금계국 안개초 등 7종 6000여만 송이의 꽃이 만개해 꽃 바다를 이룬다. 태화강 국가정원 동쪽 끝 지점에는 예쁜 아치형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 중구와 남구를 연결하는 십리대밭교다. 십리대밭교는 인도교로 이곳에 올라서면 국가정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 입구에는 지상 3층 규모의 별도 안내센터가 있는데, 국가정원의 전시·홍보관 관광상품판매장 등을 갖췄다.

■중구 원도심 특화 거리

중앙시장 내의 울산큰애기야시장 입구.
오랫동안 울산의 중심이었던 중구 성남동 일대의 원도심 골목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 일대 골목은 여러 개의 특화 거리로 꾸며져 구경하는 재미가 두 배다. 울산 동헌 객사 시립미술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갤러리 소극장 카페와 맛집이 들어선 600m에 이르는 골목은 문화의거리다. 조선 시대 이후 600년 동안 울산의 중심이었던 이곳에 문화를 입혀 지역 예술가들의 구심점이자 아틀리에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화가들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하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꿈의정원 태화서원 울산큰애기하우스 울산중구생활문화센터 고복수음악살롱 등 예술 관련 볼거리가 가득하다.

젊음의거리는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패스트푸드 의류매장 호프집을 비롯해 대형영화관까지 다양한 업종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하며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또 중앙상가 아케이드와 연결되어 전국 최대 규모의 아케이드를 자랑한다. 바닥은 화강석으로 깨끗하게 포장하고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을 비춰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울산시 김경령 문화관광해설사는 “이른바 7080세대들이 젊을 때 모이던 거리로, 당시엔 여기에 오면 언제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시장 안에는 울산큰애기야시장도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 거리가 넘쳐났다. 참고로 울산큰애기는 중구의 대표 브랜드다. 울산큰애기 브랜드에는 정식 공무원 신분이 부여됐는데, 얼마 전 9급에서 8급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문화의거리 젊음의거리 울산큰애기야시장은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다. 보세거리 곰장어거리 등도 함께 있다.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의 키즈테마파크.
울산대공원은 남구 공업탑 로터리 주변 신정동과 옥동 일대 364만 ㎡ 부지에 조성됐다. 공원 전체를 그냥 둘러보는 데도 1시간 정도는 걸릴 만큼 넓다. 규모에 걸맞게 시설도 다양하다. 주요 시설만 하더라도 ▷조경시설-테마정원 장미원 암석원 초화원 소풍마당 등 ▷휴양시설-가족피크닉장 ▷유희시설-산림놀이시설 잉어물놀이 뜀동산 무지개그물놀이 등 ▷운동시설-아쿠아시스 헬스장 길거리농구장 풋살구장 궁도장 양궁장 등 ▷교양시설-충혼탑 박물관 그린하우스 곤충생태관 동물원 키즈테마파크 교통안전공원 야생동물구조센터 사계절꽃밭 울산대종 등 ▷편익시설-주차장 매표소 쉘터 식당 매점 자전거대여소 등이 있다. 각종 행사나 이벤트도 많아 언제나 시민은 물론이고 관광객으로 붐빈다.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출입하는 장미원과 동물원, 키즈테마파크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에 특히 인기가 높다. 장미원에는 중앙 원형분수를 중심으로 장미를 방사형으로 식재해 전체적으로 장미꽃 모양으로 꾸민 장미광장을 조성하고, 큐피드의 정원, 비너스의 정원, 미네르바의 정원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도입했다. 동물원에서는 10여 종의 다양한 앵무새와 미어캣 사막여우 코아티 등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없는 포유동물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키즈테마파크에는 연령대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와 어린이의 흥미를 자아내는 테마공간, 부모와 자녀 간 친밀감을 높여주는 가족참여 공간 등을 갖췄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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