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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15>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 해외교통사박물관

당·송·원대 해양실크로드 거점… 여긴 이슬람·경교·힌두교 박람회장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4 18:53: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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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항하는 큰 배 형상의 박물관
- 인도양~인도~동남아~中 항해
- 바투타 부조 입구 벽면 채워
- 작은 호수엔 송나라 선박 모형
- 뱃머리 물고기 눈은 순항 기원

- 다양한 종교 상징 금석문 많아
- 아랍인 무역상인의 역사 빼곡
- 남중국해 침몰선서 건져올린
- 덕화요 등 다양한 도자기 전시
- 시진핑 일대일로 기점 되기도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를 선포하면서 일로의 기점을 푸젠성 취안저우로 잡았다. 왜 하필이면 푸젠성 취안저우를 일대일로의 기점으로 선정했을까. 취안저우는 당은 물론 송대에도 국제무역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원대에는 취안저우 상인이 아랍반도, 페르시아만, 아프리카 동부 및 인도대륙과 동남아 일대로 진출했다. 훗날 명나라에 의해 해금정책이 시작되기 전까지 적어도 송·원대까지 중국은 해양국가였다.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의 해외교통사박물관 전경. 중국의 대항해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외교통사박물관은 사실상의 해양박물관이다.
■해양사 전모 알 수 있는 박물관

취안저우에 해외교통사박물관이 있다. 물론 명칭에서 보듯이 해양박물관이 아니다. 그러나 해외교통사박물관만큼 중국에서 가장 전형적인 해양사의 전모를 드러내주는 박물관은 없다. 신축된 상하이 해사박물관이 종합 해양박물관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만, 그 역사성과 풍부한 유물의 폭과 깊이에서는 해외교통사박물관을 넘볼 수 없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부조 인물상이 벽면을 채운다. 이븐 바투타(Ibn Battutah, 1304~1368?)다. 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 출신의 바투타는 인도양과 인도, 동남아를 거쳐서 이곳 중국까지 왔다. 그의 방대한 항해와 육로는 기록으로 남아서 여행기의 고전 중 고전이 되었다. 해외교통사박물관에서 그의 부조를 박물관 입구에 각인한 것은 그만큼 취안저우가 이븐 바투타를 받아들일 정도로 당대의 국제 항구였음을 뜻한다.

박물관 호수에 띄워놓은 송대 복원선.
박물관에는 자그마한 호수가 있는데 송나라 시대 선박 모형을 하나 띄워놓았다. 뱃머리에 물고기 눈이 각인되어 있다. 물고기가 물에 빠져죽는 법이 없으니 배에 물고기 눈을 각인해 선박의 순항을 기원했다. 당대 실크로드를 누비던 중국 무역선은 대체로 이 같은 전통을 따랐다.

박물관 외형은 배가 돛을 올리고 출항하는 큰 배의 형상이다. 상설전시관은 취안저우의 해양실크로드를 다룬 ‘천주해외교통역사전시관’, 다양한 종교에서 비롯된 묘비명 등이 중심을 이루는 금석문 전시관인 ‘천주종교석각관’, 중국의 선박이 걸어온 역사적 궤적을 다룬 ‘중국주선(舟船)세계’, 생활과 풍습을 담은 ‘천주민속문화전시관’ 등으로 구성된다. 특별전시관으로 ‘장형대장품관(庄亨岱藏品館)’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대표 소장품으로 종교적 석각이 매우 많다. 중국으로 수입된 기독교인 경교, 이슬람의 묘비명, 힌두교와 마니교의 석각 등 다양한 시기, 다양한 목적의 금석문이 즐비하다. 가히 종교박람회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양한 종교를 상징하는 금석문이 전시장을 채운다. 취안저우에는 힌두교와 불교의 흔적, 이슬람 현인의 무덤, 기독교의 전래 등 다양한 시기에 이루어진 다양한 종교적 축적물이 남아 있다. 해외교통사박물관뿐 아니라 푸젠성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교적 축적물 전시

고대 해상 교통로가 그려진 지도.
푸젠성에는 이슬람의 역사가 곳곳에 배어 있다. 박물관 안내 간판도 한자와 아랍어, 영어로 병기된다. 아랍에서 넘어온 무역상인의 후손들은 지금도 푸젠성에서 대를 이어가면서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자신들이 떠나온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이슬람식 무덤을 짓고 고향을 잊지 않는다. 무슬림은 자신들의 종교 전통과 아랍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대를 이어가면서 지켜오고 있다. 그들은 대체로 상업에 종사하면서 무역상인 후예의 전통을 잊지 않으며, 자신의 족보를 통하여 가계를 전해온다. 사당에는 초기 아랍인 무역상인으로부터 오늘날의 선대 조상까지 받들어 모신다. 해외교통사박물관은 이러한 무슬림의 선대 역사가 고스란히 연출된 공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모로코 출신 이븐 바투타의 거대한 부조.
석각 이외에 최대 무역선인 송대 해선, 해선과 함께 발굴된 유물(나무기둥, 쇠붙이, 고대의 닻 등), 160여 개 중국 역대 각종 해역의 대표적 선박 모형과 해외 교통민속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이 많다. 남중국해에서 많은 배가 침몰되었으며 수중고고학의 성과에 힘입어서 속속 유물이 지상으로 올라오는 중이다. 무역선의 중요 물품인 도자기도 다양하게 수집 전시되고 있다. 덕화요(德化窯) 같은 최고의 수출품, 그 밖에도 각 시대를 달리하며 중국 무역을 이끌던 다양한 도자기가 선보인다. 이들 도자기는 그 자체 중국의 최대 수출품이자 실크로드문명사의 궤적을 알려주는 상징물로 전해온다.

이 박물관은 1959년에 개설되었으며, 애초에는 개원사 대웅보전을 임시 전시관으로 사용했다. 1962년에 중국 과학원원장 곽말약(郭沫若)이 해교관을 시찰하고 이 박물관의 편액을 써주면서 역사적 중요성과 종교적 석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문화대혁명 초기에 강제로 운영 정지를 당했다. 1974년 남송시대 배를 발굴하면서 박물관 발전의 전기를 맞이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해상실크로드’ 조사활동의 거점으로 지정되었다. 이 박물관에서 1978년부터 펴내는 ‘해교사연구(海交史硏究)’는 해양실크로드에 관한 최고의 전문지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교통사박물관 사례에서 보듯이 해양박물관의 범주는 굳이 그 명칭에 국한되어 작게 규정할 필요가 없다. 가령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의 바이킹박물관은 그 자체가 역사박물관이자 해양박물관이다. 해외교통사박물관도 해양실크로드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항해의 결과를 다루는 전문박물관이다. 그러한 점에서 취안저우의 해외교통사박물관을 해양박물관 범주로 취급해도 무방하다. 국립해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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