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을 그린 영화는 무수히 많았다. 사이보그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인간은 사이보그에게 사랑을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갈등했다. 인간과 로봇이 사랑에 빠지는 ‘조’(11일 개봉) 또한 그 배경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감각적인 영상미와 레아 세이두, 이완 맥그리거의 감성 연기가 돋보이는 로맨스 영화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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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조’ 스틸.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자신이 로봇인 줄 모르고 살아가는 조는 자신을 만든 인간 콜을 사랑한다. 조가 사랑을 고백하자 콜은 조가 로봇이라는 숨겨진 진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콜 또한 조에게 서서히 빠져들고, 둘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조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콜은 조를 수리한다. 수리 이후 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콜은 방황한다. 둘 사이에 진정한 사랑은 존재할 수 있을까?
2014년 컴퓨터 인공지능 운영 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 ‘그녀’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욱 고립된 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반면 ‘조’는 같은 인공지능 운영 체제이지만 실체 있는 상대와 사랑을 나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온기와 따뜻함을 가졌고 스킨십과 섹스도 가능하다.
하지만 감정도 진화하는 인공지능 로봇 조는 과연 콜의 사랑이 인간들이 나누는 진정한 사랑인지 의심하고, 콜 또한 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사랑을 불신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현대인들이 나누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가에 대해 묻는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