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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수 위 거닐 듯…짜릿한 ‘하늘 산책’

케이블카로 만나는 충북 제천 청풍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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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태리 출발 비봉산 정상까지
- 2.3㎞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 다도해 같은 풍경 구경에 황홀

- 지석묘·조선 시대 전통가옥 등
- 수몰된 지역 문화재 모아놓은
- 청풍문화재단지 들러볼 만

- 피서하기 좋은 월악산 송계계곡
- 덕주산성 등 역사 유적도 간직

충북의 동북부에 자리해 경북, 강원과 접한 제천은 동에서 서로 남한강이 관류하고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을 품었다. 박달재와 의림지가 잘 알려졌지만 제천의 매력은 명산과 호수가 하나 되는 청풍호반에 있다. 호수를 따라가는 드라이브와 명산 등산의 재미가 남다른 제천을 찾을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지난 3월 청풍호반의 중심에 솟은 비봉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청풍호반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호수 풍광을 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그림 같은 조망을 즐겨봤다.
   
청풍호반케이블카 캐빈이 물태리 승차장과 비봉산 승차장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해발 531m 비봉산 정상 전망대에서 동쪽의 하부 승차장 방향을 바라보면 청풍호반 너머로 금수산과 소백산 등 주변 명산들이 물결치듯 굽이친다.
■국내 유일 호반 케이블카

단양에서 흘러온 남한강과 제천 금성면에서 흘러온 고교천이 합류해 넓어지며 굽이도는 곳에 비봉산이 솟아 있다. 해발 531m의 비봉산은 700~1000m를 넘나드는 주변 명산의 위용에 뒤지지 않는다. 강의 흐름이 북서에서 남서로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지점이라 남쪽을 제외한 세 방향이 물로 둘러싸여 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면 소재지가 있는 물태리 승강장에서 서쪽 비봉산 정상 승차장까지 2.3㎞ 거리를 오르내린다. 10인승 캐빈 43기가 운행하는데 이 가운데 10기는 바닥이 강화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이다.

   
가볍게 흔들리며 승차장을 떠난 캐빈은 처음에는 바로 앞 구릉을 넘어가며 완만하게 이동한다. 곧바로 북쪽의 청풍호반이 시야에 들어온다. 캐빈이 비봉산 자락에 접어들며 급격하게 경사를 높여 올라간다. 청풍면 일대와 호수가 차츰 발아래로 멀어지고 주변 산들이 눈높이에 보인다. 10분 정도면 비봉산 승차장에 도착한다. 청풍호반케이블카의 진가는 정상에 설치돼 사방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느낄 수 있다. 비봉산역 1층부터 3층까지 돌아가며 주변을 조망한 뒤 옥상 전망대로 올라간다.

산 정상에서 사방을 돌아보면 시선이 가는 곳마다 골 깊은 충북의 산줄기와 그 사이사이를 파고든 청풍호반이 바라보인다. 흡사 새처럼, 또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며 조망하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가까이는 다도해의 섬들을 바라보는 것 같고 멀리 돌아보면 사방의 산들이 중첩돼 물결치는 바다처럼 보인다. 그중에서도 남쪽에 솟은 월악산 영봉은 단연 시선을 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과 연계해 탑승할 수도 있다. 또 케이블카를 타면 의림지역사박물관 무료 관람권과 2인당 5000원 제천 지역화폐도 준다.

   
덕주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학소대에서 바라본 덕주산성 동문.
■수몰지의 역사,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고 청풍호반의 비경을 감상한 뒤에는 가까이 있는 청풍문화재단지를 들러볼 만하다. 제천 10경 가운데 4경으로 꼽히는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다목적댐이 건설되며 수몰된 청풍면 24개 마을에서 이전한 문화재를 모은 곳이다. 지석묘 같은 선사시대 유적부터 조선 시대 관아 건물, 전통민가까지 다양한 건축물과 유적이 모여 있어 청풍호반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 지역의 문화재를 밀도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청풍문화재단지에 있는 보물 제528호 한벽루.
들어서면 가장 먼저 지곡리와 후산리, 도화리, 황석리에서 옮겨온 고가가 맞는다. 깔끔하게 관리된 고가에는 옛 농기구와 생활 도구들이 벽에 나란히 걸려 있다. 고인돌과 석물 옆에는 보물 제546호인 물태리 석조여래입상이 불상각 안에 모셔져 있다.

단지에 있는 또 한 점의 보물인 청풍 한벽루도 바로 앞에 있다. 고려 때인 14세기 초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지은 한벽루는 청풍호를 배경으로 멋들어진 자취를 보여준다. 망월산성과 망월루까지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면 금병헌, 응청각 등 문화재와 연리지, 하트 모양 소나무 등 독특한 모양의 나무와 바위도 만나볼 수 있다.

■역사·자연 어우러진 송계계곡

   
송계8경 중 하나로 송계계곡에 솟은 기암인 망폭대.
제천의 자연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월악산 일대다. 높이는 해발 1100m에 미치지 못하지만 기암과 절벽의 산세가 험하다. 20개가 넘는 높고 낮은 봉우리를 품은 월악산에서도 가장 골이 깊은 곳이 영봉 일대다. 여름 피서지로 이름난 영봉 서쪽의 송계계곡에는 덕주골, 골뫼골, 만수골 같은 지계곡이 합류한다. 골짜기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유적이 자리 잡고 있다.

송계계곡은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청풍문화재단지, 금수산, 용하구곡, 옥순봉, 탁사정, 배론성지와 함께 제천10경의 하나다. 송계계곡 일대에도 비경을 담은 송계8경이 있다. 덕주사로 올라가는 덕주골 초입에 신라 때부터 제사를 모셨다는 수경대가 있고 바로 위 덕주산성 동문 옆에는 기암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학소대가 자리 잡고 있다. 덕주골 합류부 하류 쪽에 팔랑소와 월광폭포, 상류 쪽으로는 덕주산성 남문 앞의 망폭대를 지나 와룡대가 있다. 월악산 영봉과 자연대가 나머지 두 곳이다. 골뫼 초입에는 있는 고려 현종 때 세운 보물 제94호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도 빠트릴 수 없다.


   
지난해 청풍호반 무대에서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연. 제천시 제공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최고 뮤지션들 공연과 함께 펼쳐지는 음악영화의 향연

제천의 여름엔 더위를 씻어줄 음악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오는 8월 8~13일 6일간 열린다. 2005년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캐치프레이즈로 해 제천시 곳곳에서 음악과 영화가 하나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순수하게 음악영화로만 영화 프로그램이 구성되며 음악 프로그램도 수준 높게 구성됐다. 개막식이 열리는 청풍호반 무대, 메인 상영관과 무대가 있는 메가박스 제천을 비롯해 제천시민회관, 제천시문화회관 등이 무대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매년 100편이 넘는 음악영화를 소개해왔다. 그동안 영화 ‘원스’ ‘카핑 베토벤’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 등 해외 작품과 국내 최초의 걸그룹으로 불리는 김시스터즈의 음악과 함께한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방의 푸른 꿈’ 등 국내 작품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알려졌다. 특히 개막식은 해마다 음악영화제라는 장르의 정체성을 살려 특색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2012년 제8회 개막식에서 뮤지컬 ‘모비딕’의 한 장면을 공연했고 2015년에는 개막작 ‘다방의 푸른 꿈’에 출연한 김시스터즈의 가수 김민자가 후배 가수 바버렛츠와 함께 무대에 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영화제답게 음악에 공을 들였다.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원 썸머나잇’은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성영화 상영과 함께 전문 연주자의 라이브 공연과 국내 최고 뮤지션들의 공연이 함께 열린다.

홈페이지(www.jimff.org)에 상영작과 공연 프로그램이 모두 올라오고 지역 숙박시설과 맛집, 볼거리, 교통편, 주변 관광지까지 최신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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