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의 백년가게를 찾아서 <5> 옥미아구찜

맛있게 매운 생아귀찜…남은 양념까지 싹싹, 사리 비벼 먹을 수밖에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5-15 19:08:4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36년 같은 자리서 영업한
- 부산아귀찜 ‘대표선수’
- 갖은 재료로 만든 천연조미료
- ‘마성’의 특제양념 비결
- 싱싱한 고기맛 즐길 수 있게
- 개업 이후 쭉 생아귀 고집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청이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며 고객 사랑을 받은 전국 음식점과 도·소매점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부산 음식점은 6곳이 선정됐고, 그 가운데 본지는 인터뷰에 응한 동래파전 쉐라미과자점 일송면옥 죽도횟집을 소개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옥미아구찜’의 대표 메뉴인 아귀찜. 좋은 재료로 만든 양념을 싹싹 끌어 먹으려면 감자사리를 주문해 비벼 먹자.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백년가게는 부산 아귀찜의 대명사와도 같은 ‘옥미아구찜(051-754-3789)’이다. 옥미아구찜 대표 부부를 만난 뒤 백년가게들의 공통점이 선명해졌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을 다하며 청결하다. 여기에 자신들만의 개성이 더해져 오랫동안 사랑받는 식당으로 성장한 듯했다.

옥미아구찜은 1984년 부산 수영구 망미동 현재 위치에 개업했다. 지금도 조용한 주택가이지만 당시엔 더욱 주위에 상가라곤 찾아보기 힘든 자리였다. 김윤자(72) 대표는 “음식 솜씨가 좋아 지인들에게 식당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번화가는 임대료가 비싸고,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살던 집에서 식당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메뉴를 아귀찜으로 정한 것도 입지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남편 신문환(79) 대표는 “오실 만한 손님이 주로 인근에 사는 가정주부였는데, 이들이 외식으로 아귀찜을 다들 좋아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옥미아구찜의 아귀찜(소 3만, 중 4만, 대 5만, 특 6만 원)은 적당히 매우면서 담백한 양념과 생아귀의 쫄깃하고 풍부한 식감이 특징이다. 부산에 많은 아귀찜 식당이 생겼다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옥미아구찜이 최고 자리에 올라 있는 바탕이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양념을 더 맵게 할까 연구했다”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처음 개업했을 땐 마산지역 아귀찜처럼 매운맛을 내려고 여러 방법을 고안했어요. 그런데 매운 걸 못 먹는 손님이 계시더라고요. 네 사람이 함께 왔다가 한 사람이 ‘매운 걸 못 먹는다’고 하면 그냥 돌아갔어요. 이럴 바엔 덜 맵게 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하자고 방향을 틀었죠.”
   
옥미아구찜의 김윤자(왼쪽), 신문환 대표가 본점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손님들의 ‘건강’도 이들이 맛을 수정한 이유 중 하나다. 김 대표는 “몸을 만들어주는 건 음식이다. 음식과 몸은 하나다. 지나치게 매운 걸 먹으면 위와 장이 상한다. 손님들 건강을 생각해 매운맛 정도를 낮췄다”고 했다. 현재 옥미에서는 매운맛을 5단계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옥미는 매운맛으로 승부하는 대신 ‘특제 양념’을 개발했다. 바다와 땅에서 나는 재료 10여 가지로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 넣었다. 천연 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간 특제 양념을 좋아하는 손님이 많다 보니 고기를 다 먹고 나서도 양념을 끝까지 먹을 수 있도록 감자사리를 고안했다. 남은 양념에 쫄깃한 감자사리를 비벼 먹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 음식에나 사리를 넣지만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별미였다.

반건조나 냉동을 쓰지 않고 갓 잡아 손질한 ‘생아귀’를 쓴 점도 다른 아귀찜 식당과 달랐다. 김 대표는 “식당으로는 최초로 아귀찜에 생아귀를 썼다. 냉동 아귀는 퍼석하고 질기고, 반건조하면 씹을 고기가 별로 없어서 성에 차지 않았다”고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개업 1년 만에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본점은 본관과 별관을 갖고 있다. 금정구 남산동과 사하구 하단동에 가족이 운영하는 분점이 2곳 있다.

최고 자리를 지키기는 여간 힘들지 않다. 반짝 성황을 이루었다 문 닫는 식당이 어디 한두 군데던가. 기본을 지키려 노력한 점이 36년간 식당을 지킨 원동력이다. 대표 부부는 식당의 3대 기본 수칙이 위생, 맛, 서비스라고 했다. 이를 유지하지 위해 대표 부부는 각각 서울지역 외식경영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다. 일본계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수년간 본점, 분점 직원들에게 월 1회 서비스 교육을 했다. 직원이 입사할 땐 신 대표가 직접 만든 업무지침, 사규, 근무수칙을 읽고 사인해야 한다. 최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80세에 가까운 신 대표는 아직도 주 2회 반여농산물시장에서 직접 장을 본다.

김 대표는 “먹는 사람도 음식이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고 먹어야 한다. 아귀찜처럼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구멍이 열려 독소가 빠져나간다. 미세먼지가 많을 땐 매운 음식과 물을 많이 마셔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돈보다는 맛과 건강을 우선했다는 옥미아구찜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2. 2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3. 3‘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4. 4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5. 5‘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8. 8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9. 9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10. 10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5. 5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6. 6'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7. 7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0. 10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6. 6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2. 2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8. 8[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9. 9‘부캉이’ 수로 출구 부근까지 유도…그물 주위 맴돌며 바다로 안 떠나
  10. 10“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