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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얼굴형 맞춰 깎고 다듬어 세상에 단 하나 ‘나만의 안경’

부산 유일 수제안경 공방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5-08 19:10:4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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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 무해한 ‘뿔테’ 소재 사용
- 연마하고 광 낼 때만 기계 써
- 비대칭 얼굴도 맞춤제작되고
- 원하는 디자인으로 개성 표현

- 하루 수강생 3명 이상 안 받아
- 세심한 지도로 초보 도전 가능

존 레넌, 스티브 잡스, 유재석, 양희은.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안경’이 먼저 보인다. 안경은 사람의 인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안경을 끼느냐 끼지 않느냐, 어떤 안경을 끼느냐에 따라 인상이 무척 달라진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오또수제안경공방’의 김길수 대표가 수제안경을 만드는 모습. 김 대표가 안경 소재인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를 도면 모양대로 잘라내고 있다.
안경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사람들에게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안경은 성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나만의 안경을 원하는 사람의 수요가 ‘수제안경’으로까지 발전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오또수제안경공방’ 김길수(39) 대표를 만나 수제안경의 트렌드와 제작 과정을 알아봤다.

오또수제안경공방은 2017년 9월 문을 열었다. 서울·경기 이남의 수제안경 공방은 오또수제안경공방이 유일하다. 김 대표는 “대학 때부터 아르바이트해서 안경을 사 모을 정도로 안경 마니아였다. 직장을 다니며 서울과 일본에서 수제안경 제작법을 배워 공방을 차렸다”고 했다.

‘수제안경’이란 무엇일까. 김 대표는 “1에서 10까지 공정이 있다면 8가지는 손으로, 나머지 2가지는 기계의 힘을 빌려 만드는 안경”이라고 설명했다. 수제안경을 사고 싶다면 먼저 공방에 방문해 얼굴 사이즈를 재야 한다. 먼 지역에 살아 방문이 어렵다면 전화나 SNS 상담을 통해 사이즈를 재기도 한다.

그다음 김 대표가 만든 안경 디자인 샘플 중 선택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제시한다. 디자인을 도면화해 출력하고 안경 소재인 셀룰로스 아세테이트에 부착한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는 천연수지로 우리가 흔히 ‘뿔테’라고 부르는 소재다. 오랫동안 고급안경 소재로 써왔고 인체에 무해해 수제안경 소재로도 인기가 높다.

이후 도면대로 소재를 자르고 다듬는다. 안경다리를 만들어 안경 전면부와 연결하고 코 받침도 만든다. 여기까지가 손으로 하는 작업이다. 그다음은 기계의 힘을 빌려 제품을 연마하고 광을 낸다.

수제안경의 매력은 무엇보다 나만의 안경을 가질 수 있다는 희소성이다. 이 세상 단 하나의 디자인도 만들 수 있다. 오또수제안경공방의 샘플은 대부분 원형이다. 김 대표는 원형 안경을 좋아했지만 기성 제품 중엔 원형이 다양하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직접 만들어 쓰고 고객에게 판매한다. 김 대표는 또한 인위적인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연마 과정에서 광택이 생기면 표면을 깎아 일부러 거칠게 만들고, 코 받침을 덧붙이기보다는 원소재에서 굴곡만 주는 정도로 변형하는 걸 선호한다. 2017년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에서 대상을 받은 안경도 이 같은 디자인이었다.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는 손으로 제품을 만드는 장인을 발굴해 지원하는 렉서스 브랜드의 상 이름이다.

얼굴 형태에 꼭 맞는 안경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수제안경의 장점이다. 보통 안경점에서는 안경에 얼굴을 맞춰야 하지만 수제안경은 얼굴에 맞게 안경을 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얼굴이 심하게 비대칭이거나 사고로 얼굴의 일부가 비뚤어진 사람도 수제안경을 찾는다.

오또수제안경공방에서는 김 대표가 만든 안경을 살 수도 있고, 직접 수제안경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공방에 수강생으로 등록해 4~5시간씩 서너 번 출석하면 자신이 원하는 소재와 디자인으로 자신의 손때가 묻은 안경을 만들 수 있다. 하루에 수강생을 3명 이상 받지 않기 때문에 김 대표의 세심한 코치 아래 초보라도 무리 없이 완성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만든 제품의 가격은 35만~45만 원이다. 소재에 따른 가격 차이는 없고, 공정이 많은 제품일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수강생이 직접 만들면 재료비와 수강료를 합쳐 23만 원이다. 렌즈는 따로 안경원에서 구입해야 한다. 당장 김 대표에게 안경을 주문한다면 한 달 반 정도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김 대표가 일주일을 꼬박 투자했을 때 만들 수 있는 안경의 숫자가 세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걸 즐겁게 하고 싶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공방을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3개 이상 만들면 일처럼 느껴져서 더 만들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010-8534-6537

# 수제안경 이렇게 만들어요
   
1. 도안 모양대로 잘라낸 안경 소재에 렌즈를 삽입할 홈을 판다.

   
2. 안경 전면부와 다리를 연결하는 경칩을 삽입.

   
3. 목재 펠릿이 들어간 기계에 넣어 20시간씩 4번 돌린다.

   
4. 기계로 광택을 내는 과정.

   
5. 완성된 안경 샘플.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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